경제·금융

[아세안 한·중·일 정상회담] 한중일 주도 IT표준 만든다

내달 협력포럼 구성…'세계 선도"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이 차세대 정보기술(IT)을 주도하기 위해 긴밀한 공조체제를 수립, 운영한다. 한ㆍ중ㆍ일 3국은 IT 산업을 주도해 온 미국과 유럽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확보,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기 위해 차세대 IT 표준화 작업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IT는 앞으로 세계 경제를 좌우할 키워드로 이미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표준화는 IT 산업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3국은 앞으로 세계 표준을 만들어 전세계 IT 산업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3국 관계자들은 이를 위해 오는 12월 IT 표준 협력 포럼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미 포럼 개최를 위한 실무 협의는 시작됐다. 이번 포럼의 목적은 3국간에 긴밀한 국제 표준화 공조체제를 구축해 국제 표준화 활동에서 3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ㆍ이동통신 등 IT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통해 정보통신 장비 및 서비스의 호환성을 확보하고 무역 활성화를 위한 기술적 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IT 표준화 정책 및 추진 체계에 대해서도 3국이 정보 교류를 통해 국가 표준화 체계 및 정책에 대한 상호 보완작업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3국이 추진하는 포럼은 각국 정부의 표준 정책 담당자, IT 표준화 기구 대표, 관련 업계,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 등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다. 조직은 운영위원회와 분야별 기술 분과, 전략ㆍ체계 분과 등으로 구성된다. 포럼은 앞으로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ㆍ표준에 관한 현황 및 관심 분야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3국이 만든 공동 표준을 전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주요 이슈에 대한 국제 표준화 공조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포럼에서 이동통신ㆍ정보보안ㆍ인터넷 등 크게 3개 분야의 표준 제정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무선 인터넷, IMT-2000, 4세대 이동통신, 정보보안 분야에서는 전자지불시스템, 공개키기반인증(PKI), 인터넷 분야에서는 인터넷 전화(VoIP)를 각각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3국이 표준 제정을 위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4세대 이동통신. 이는 세계적으로 4세대 기술에 대한 명확한 스펙이 결정돼있지 않아 3국간 협력이 이뤄진다면 엄청난 시장규모와 함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표준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선보일 3세대 기술은 이미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논의가 시작된 후 지난 99년 말에야 기본적인 기술 스펙이 결정됐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td-scdma를 제외하면 wcdma와 cdma2000은 이미 프로토타입이 정해져 3국간 표준 협력이 큰 의미를 갖지는 못한다. 정보통신부의 정진규 이동통신해외진출지원팀장은 "4세대 표준이 3국의 협력으로 만들어지면 이동통신 기기, 서비스 측면에서의 부가가치 규모는 실로 엄청나다"며 "이경우 우리는 이런 4세대 표준을 바탕으로 IT산업을 계속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분야는 특히 한국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전체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종합 IT산업이다.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는 현재 미국ㆍ중국ㆍ베트남 등 47개국 130개 사업자가 채택하고 있다. 한국은 이들 국가에 단말기는 물론 시스템까지 수출하고 있다. 올해 전체 이동통신 수출은 지난해보다 35% 확대된 1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계속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IMT-2000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게 되면 무선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 기술, 디지털 게임 등 컨텐츠 산업 등에서 고부가가치를 갖는 원천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앞선 기술력과 인프라를 토대로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과 기술을 모두 갖고 있는 일본과 협력해 세계 표준을 리드해나가면 '이동통신은 한국'으로 귀착될 수 있다. 정진규 팀장은 "세계 경제는 곧 IT 경제이고 IT 경쟁은 표준 경쟁"이라며 "한ㆍ중ㆍ일 3국이 협력하면 차세대 IT는 아시아가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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