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전문가, 자본시장 선진화등 촉구금융감독원 주최로 2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자문단 포럼에서 세계적인 경제전문가들은 이제까지의 구조조정ㆍ개혁 성과에 안주해가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대체로 자본시장의 선진화와 활성화, 부실채권의 신속한 처리 등을 주문하면서 한국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경제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로버트 글로더 미국 증권업협회(NASD) 대표이사(금융개혁과 정책방향)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경제와 비교해볼 때 한국경제는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자본시장은 은행에 비해 정보와 미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큰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
기업에 대한 여신공여에서도 은행의 의사결정은 정부 주도가 아닌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이뤄져야 한다. 특정 상품과 서비스의 성패는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다.
자본시장이 발전하려면 기업공시제도의 개선ㆍ시장의 투명성 확보ㆍ내부자 거래 등 시장왜곡 행위에 대한 강력한 규제ㆍ거래 중개인의 자질향상ㆍ소액주주의 권익보호ㆍ효율적인 기업감시 등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요소들이 충족될 때 투자자들은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 자본시장의 발전이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으나 이를 위한 노력은 지금 시작돼야 한다.
투자자들은 한국이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말로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길 원하고 있다.
◇도미니크 바튼 맥킨지 한국대표(부실채권의 해결방안)
금융위기 직후에 비해 한국 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상당히 감소됐으나 그 규모나 처리속도ㆍ회수율 등에서는 아직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앞으로는 충분한 공적자금의 투입을 통해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신속히 처리하는 한편 부실금융회사의 인수ㆍ합병을 촉진시키고 파산법 개정,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회사들도 부실채권을 다른 건전자산과 분리해 적절한 가치평가를 통해 회수율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또 워크아웃 역량을 배양시키고 점진적으로 여신기준을 강화해야 하며 부실이 발생할 때는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게오르그 비티히 독일 증권감독청장(효율적인 자본시장 구축)
한국의 자본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상당한 발전을 이룩했고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다. 다만 독일의 자본시장과 비교해서 한국은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가격기반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충분한 시장정보 제공 ▦신속하고 효율적인 결제시스템 구축 ▦발행자와 투자자를 유인하는 적절한 조세제도 ▦엄중한 준법 감시 등이 장기투자를 유인하는 주요 요소들이 될 수 있다.
◇브라이언 퀸 전 영란은행 부총재(인적자원 투자)
은행가는 신용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갖춰야 하며 감독자는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감독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 참여자 모두의 자질향상이 절실히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인적자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