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환자 중 30대 후반 여성이 라식수술을 하고 난 다음날 검진 받으러 병원에 왔다. 이 여성은 진료 후에 간호사를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하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선생님 수술 후 부부관계는 언제부터 하면 되나요’ 물었다. 돌발 질문에 순간 당황하여 얼굴이 붉어지며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다.
“그냥 3~4일 뒤부터 조심스럽게 하면 됩니다. 격렬하게는 1주일 뒤부터….”
그러고 보니 라식수술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이나 언론매체를 통해 많이 접하고, 의사로서 많은 설명을 하는데 어디에도 그 여성이 진짜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것이었다. 수술날짜를 잡게 될 때 생리기간 중 수술을 해도 되냐는 질문 또한 매우 은밀하게 받게 된다. 아마 남자 의사 선생님들 앞에서는 질문하고 싶지만 꾹 참고 하지 못했던 질문이었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병원에서는 여성과 시력, 또 여성과 시력교정술에 대한 여러 자료를 수집하여 궁금했지만 궁금하지 않은 척하는 부분을 속 시원하게 알려주기로 했다
우선 여성은 일생동안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소녀 시절 초경을 경험하고 난 후에는 폐경까지 매달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일정기간 월경을 하게 되고 결혼 하게 되면 남성과 성 관계를 통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여성의 변화와 시력은 어떤 관계에 있으며 요새 여성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라식 수술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먼저 생리 기간은 여러 가지 호르몬의 변화로 정신적 우울감이나 하복통 등 신체적인 변화가 오지만 시력과는 별 관계가 없다. 간혹 출혈 경향이 있어 대수술을 해야 할 경우 이 기간을 피하는 경우는 있으나 라식 수술은 출혈이 없는 수술이므로 이 기간을 꼭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임신 기간에는 시력이 변화할 수 있다. 호르몬 변화에 때문에 당뇨병성 망막증이나 고도근시에서의 망막박리 ,포도막염 등의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임신이 라식수술한 여성에서 근시 재발을 시킬 수 있다는 논문이 있었으나 대부분 출산 후 다시 원래 시력으로 돌아온다. 분만과정에서 과도한 육체적 스트레스때문에 고도근시 환자에서 망막이상이 생길 수 있는가라는 얘기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어 있기 때문에 고도 근시 환자가 굳이 제왕절개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
물론 라식수술 환자도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대부분 시력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고 영향이 있다 해도 출산 후 회복된다. 단 임신 중과 출산 후 3개월간은 라식 수술을 받지 않도록 한다.
수유기간 또한 호르몬의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수술을 미루는 것이 좋다.
피임약은 호르몬제이기는 하지만 라식수술 후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되어 있고
폐경 후 호르몬 치료는 라식수술 후 시력 감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호르몬 치료 중단 후 다시 회복될 수 있다. 때문에 라식수술 환자가 다른 약물 치료 시 시력의 변화를 느낀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약물의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 관계는 라식 수술 후에 눈만 부딪치지 않는다면 언제든 가능하고 시력과는 영향이 없다. 물론 라식 수술 후 3~4일간은 아무리 자신이 있어도 실수를 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윤호병원안과원장ㆍ의학박사 www.pluslasi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