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1일 오전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은 재래식 미사일이 아닌 신형 순항(cruise) 미사일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군이 지난달 29일에도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과 성능, 발사 배경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북한 지상군(육군)이 통상적인 훈련 차원에서 단거리 유도탄(사거리 120km 이하는 유도탄으로 분류) 발사가 이뤄졌다며, 미사일 시험발사 파문진화에 급급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개발 실태와 발사 지점과 사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때 북한이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발사 배경에는 지난 2월 이후 고조된 한반도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10여개 미사일 발사대 가운데 지난 1일 발사지점으로 지목된 함경남도 함흥시는 2003년 2월 미사일 시험발사 때와 동일한 곳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2003년 2월 24일 함경남도 (함흥시) 신상리 해안에서 동해상으로 지대함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당시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밝힌 바 있다.
또 이번 발사체 사거리가 100km를 넘어선 것으로 미뤄 볼 때, 기존의 실크웜 미사일보다 신형 순항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있다. 실크웜 미사일은 사거리가 95km 안팎이다.
북한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순항 미사일 개발에 뛰어들었고, 1994년 5월 원산 부근 기지에서 동해상으로 실크웜 미사일을 발사한 뒤 1997년 5월 실크웜을 개조한 순항 미사일 AG-1을 시험발사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10월 미사일방어(MD) 구축 목적으로 미 해군 이지스함이 동해에 배치된 점과의 연관성을 거론했다.
시험발사를 통한 성능개선은 물론 '미사일 6대강국'으로 평가받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해 배치된 미해군 이지스함의 대응 능력을 점검해 보는 효과까지 노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터보엔진을 사용하는 순항 미사일은 레이더망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지상 30~200m의 낮은 고도로 지표면의 기복을 따라 장시간 이동하기 때문에 이동하는 함정과 진지 파괴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일부 군 전문가들은 북한이 순항 미사일을 10년 가까이 개발해 온 만큼 상당 수준에 올라섰다고 봐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이번 시험발사를 무력시위로 본다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시험발사 다음날인 2일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은 국회의원 연구모임 '국회안보포럼'에 참석해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 여부는 전적으로 한ㆍ미 양국 정부간의 결정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며 "주한미군에 의한 대북선제공격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