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11일] 이란,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지난 9일 이란이 사정거리 2,000㎞의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번 시험 발사는 이란이 핵개발 의지를 꺾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이 공습을 감행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실시됐다. 흡사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두 자동차가 서로 마주 질주하면서 상대방이 핸들을 먼저 꺾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오는 11월4일 미국 대선을 전후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최근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스라엘이 미국 대선과 새 대통령 취임(다음해 1월20일) 사이에 이란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사회가 이번 사태를 염려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가 고유가발 경기침체로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기름 값을 더 올리는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만약 이란과 이스라엘의 팽팽한 신경전이 자칫 전쟁으로 이어질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970~80년대 1ㆍ2차 오일쇼크가 중동 사태로 발발한 만큼 이번 이란 사태는 중동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여건이다. 따라서 이란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미국을 위시한 서구사회는 중재 노력에 힘써야 한다. 서방과 이란 정부는 이해관계를 달리하지만 이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이란 전쟁이 발발해 유가가 급등할 경우 큰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 이란도 서방의 경제 재제가 강화되면서 경제성장이 지체돼 민심 이반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이란으로 하여금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핵개발을 둘러싸고 전쟁불사론도 나왔지만 끝내 협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던 전례를 이란에 대입할 필요가 있다. 이란은 최근 ‘우라늄 농축을 포기한다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유럽연합(EU)의 중재안을 거부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이스라엘의 성급한 무력동원 가능성을 억제시키고 이란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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