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둑은 일본기원의 학구파 기사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원래 명인과 본인방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인기가 높기도 했거니와 서반의 작전짜기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란거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가벼운 마음으로 백16 이하 23까지의 진행을 주르륵 훑어보자. 흑은 좌하귀의 실리를 딴딴하게 지켰고 백은 외세를 차지하는 절충이었다. 그런데 일본기원의 청소년 기사들은 백이 어쩐지 손해를 본 것 같다고 했다. 흑이 20집 이상의 실리를 챙겼는데 백이 얻어낸 외세는 별로 웅장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마추어 6단인 필자의 느낌도 그러했다.
대국 이튿날 일본기원의 연구회에서 백18이 너무 안일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 수로는 참고도1의 백1로 헤딩하여 변화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것. 흑22까지의 절충이 예상되는데 원래 흑의 진영이었던 좌하귀에서 백이 선수로 10집 이상의 실리를 거둔 것이니 상당한 소득이라는 얘기였다.
왕리청 9단이 수정안을 내놓았다. 참고도1은 흑이 불만이니 다른 변화를 구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가 제시한 것은 참고도2의 흑6이었다. 귀를 내주고 흑10으로 크게 공격하면 백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 고마쓰 9단이 왕리청의 수정안을 보자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
“바로 그거로군요. 그게 정답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