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끊기는 수가 남아있다

제5보(70∼86)



백70으로 끊은 수순은 절대. 참고도1의 백1로 반발하는 것은 만용이다. 흑에게 4의 연결을 허용했다가는 상변의 백대마가 그대로 잡힌다. 아무리 좌변이 커져도 대마가 잡히면 바둑을 이길 수 없다. 결국 흑에게 71로 젖히는 수를 당했고 좌변을 크게 키우려는 백의 의도는 차질을 빚게 되었다. "뭐야. 좌변이 볼품없이 침식당했잖아. 이건 백의 실패작 같은걸."(안조영) "뭐 꼭 그렇지도 않아. 나는 백이 도리어 유망하다고 생각해."(목진석) "흑은 도처에 확정지가 있어. 백이 어째서 유망하다는 거야."(안조영) 목진석은 80년생이고 안조영은 79년생이다. 나이는 안조영이 한 살 위지만 두 사람은 친구로 지낸다. 이창호의 독주를 저지할 유망주로 나란히 주목받던 두 사람인데 연하인 이세돌에게 추월당해 입지가 애매해졌다. 백84가 놓인 시점. 목진석이 참고도2의 백1 이하 흑6을 놓아보이며 말했다. "이렇게 흑도 분단되고 나면 큰소리를 칠 형편이 못 되지. 이세돌이 누군가. 곧 강펀치가 터질 거야."(목진석) "하긴. 끊기고 나면 흑도 골치아프겠군."(안조영) "최소한 어느 한 무더기는 흑이 잡힐 거야."(목진석) 백도 선뜻 칼을 뽑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작은 것 한 무더기만 잡아서는 바둑을 이길 수 없는 상황이니까.(78…73의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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