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이달 들어 신용카드 기능을 합친 자산관리계좌(CMA)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은행권으로부터 ‘월급통장’을 뺏어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실제 CMA 잔액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현재 국내 증권사 CMA의 총 잔액은 37조8,309억원으로 지난 5월 말(38조4,104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현재 CMA 잔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23% 급증한 상태지만 4월 중반 이후로는 37조~38조원대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앞서 증권사들이 6월1일부터 CMA에 신용카드 기능을 부가한 것과 함께 조만간 지급결제 기능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은행 월급통장 등 예금을 옮길 것을 기대하고 있는 데 비해 결과는 아직 미진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은행통장을 CMA통장으로 옮길 유인책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일반인들이 대부분 은행대출을 이용하는데 증권사 CMA로 옮기면 이것이 불가능하고 또 옮길 만한 고액 자산가들은 이미 이전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잔액과는 달리 총 계좌 수는 신규 가입자 증가로 4일 현재 866만7,819개로 지난달 말(864만30개)보다 다소 증가한 것이 그나마 위안으로 지적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아직 CMA 가입자가 크게 늘지는 않고 있다”며 “다음달부터 CMA에도 본격적인 지급결제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시장의 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