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에 주식시장이 달궈지고 있다.
지난달 잠시 숨고르기를 보였던 시장이 유가 충격과 인플레이션 우려의 감소,내수 경기회복과 증시로의 자금유입이라는 재료와 수급측면의 양 날개를 달고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 연일 돌파 랠리에 재진입했으며 코스닥지수는 '기술벤처 버블'이 극에 달했던 1999년 이후 가장 강력한 시세분출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 연말 랠리과정에서 코스피지수 1,300, 코스닥지수 700선 도달은 무난할 것으로 예견하며 ▲나스닥 4년반만의 최고가 상승에 따른 기술주 반등 ▲연말 배당투자 대신 실적 모멘텀 투자 ▲질적 변화에 기반한 코스닥시장의 지속강세 등을 주요 투자포인트로 꼽고 있다.
◆ 나스닥이 기술주 되살린다 = 지난 주말 미국 증시에서는 세계 기술주 흐름의측정지표격인 나스닥지수가 2,200선을 넘어 4년 반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그간 랠리 과정에서 2선에 물러나 있던 국내 기술주들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분위기를 엮어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이번 주 증시 최대 관심사는 나스닥의 상승행진 지속여부와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 63만8천원 돌파 여부"라고 규정했다.
세계 증시에서 기술주들의 발목을 잡던 나스닥지수가 지난 2년간 갇혀있던 2,000선 중심의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면서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국내 기술주들에도 불이 붙어 시장의 구도를 바꿔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삼성전자는 18일 거래에서 장중 63만원을 찍은 데 이어 21일 오전 다시 63만2천원에 도달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애널리스트도 '글로벌 연말 랠리'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며연말까지 코스피지수 1,350선 도달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10월보다 11월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나면서세계 각국 증시에서 연말랠리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연말랠리에서 기술주와 경기소비재 등이 경기 민감주들이 랠리의 선봉에 설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 '배당투자' 보다 '모멘텀 투자' = 연중 계속된 상승랠리에 직접적 불을 붙였던 지난해 4.4분기 시장의 핵심 투자포인트는 '배당투자'였다.
장기.간접투자 분위기가 조금씩 형성될 조짐을 보인데다 바닥없는 금리의 추락,10조원을 넘은 상장사 배당액 등에 영향받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러나 올해 연말 랠리를 이끌 포인트는 '배당투자'가 아닌 '실적 모멘텀 투자'가 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들의 연말 배당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들 전망인데 비해 주가는 지난1년새 급등하고 채권금리도 상승추세여서 배당의 매력이 줄 수밖에 없는데다 거시지표나 기업실적 등 모든 지표들은 경기가 바닥을 찍고 조금씩 회복국면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주가 급등으로 시장 전체의 배당수익률이 낮아질 전망인 데다 전통적으로 고배당주인 철강, 화학 등 소재주,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주들의 배당수익률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올 연말 투자에서는 배당보다 내년 실적전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보기술(IT)과 제약, 경기소비재, 유통, 자동차 등 경기회복을 반영해 내년 이익모멘텀이 크게 나타날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 코스닥, 6년전과 질적으로 다르다 = 올 연말 랠리에서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흐름을 능가하는 코스닥시장의 강세를 또 하나의 투자포인트로 꼽고 있다.
'코스닥 강세=버블과 작전'이라는 연상을 떨치기 쉽지는 않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의 흐름이 1999년과 지수 강세라는 외적 모습은 동일하지만 그 내부동력은 상이하다는 분석에 기반한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11월 옵션만기 이후 코스닥시장이 프로그램매매 영향을 피해 몰린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수흐름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그 흐름은 이전과는 확연히 구분된다"고 지적했다.
올 연초와 지난 6,7월만 하더라도 코스닥시장을 이끈 것은 검증하기 힘든 위성멀티미디어방송(DMB)와 줄기세포주 등 '테마주'일색이었지만 지금 상승장을 이끄는것은 NHN과 홈쇼핑주 등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도 우량주로 손색없는 종목들이란 것.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코스닥시장은 지난해 8월을 저점으로 상승추세로 돌아섰으며 올 연말까지 1차 목표치는 지수 700선 정도지만 내년에는 이 속도를 더욱 높여850선 도달도 가능하다"고 전망하며 당분간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시장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