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들 돌아오나

외국인 순매수 사흘째, 규모도 커져… 일부선 여전히 비관


외국인들의 돌아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이머징마켓에서 경기회복이 가시화된 선진시장으로 자금이 역류하는 ‘자산 리밸런싱(Rebalancing)’이 최근의 이머징마켓의 주가 조정으로 주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긴축에도 불구하고 이머징 시장의 성장이 견조할 것이란 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회귀를 유도하고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79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사흘째 순매수를 기록중인데 이날 규모는 지난달 27일 이후 최대다. 2월 들어 대거 매물을 쏟아냈던 데 비해서는 입장이 크게 바뀐 것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빠른 시간안에 적극적인 매수기조로 전환할 지는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단기간에 대량 매물 쏟아낼 가능성을 사라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이머징마켓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해지면서 자금을 빼내가기 시작했고 특히 이집트 사태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이탈 속도는 더 빨라졌다. 국내 증시에서도 그동안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1월에는 7,000억원, 2월에는 2조5,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증시도 조정을 받으면서 코스피지수는 2,115.01포인트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11일 1,977.19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의 움직임에 변화가 보인 것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으로 이집트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던 2월11일. 그동안 이머징마켓에서 줄곧 매도세로 일관하던 외국인들이 회귀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14일 순매수를 기록한 것을 비롯, 지난주 중반 순매도가 있었지만 지난주 이후 21일 현재 처음으로 1,344억원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회귀는 국내뿐만 아니라 이머징마켓 전체에서 감지되고 있다. 올 들어 줄곧 매도세를 보이던 가운데 무바라크 사임 이후 지난주 태국(4억7,600만달러)과 인도(1억700만달러) 등에서 외국인의 순유입이 집계됐으며 이에 따라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국내 코스피지수도 지난 17일 장중한 때 1,951.91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2,000선까지 회복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마징마켓의 주가 반등은 외국인의 이탈 행진이 점차 마무리되고 있는있는 것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증시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머징마켓의 주가조정과 선진국 주가의 상승으로 기업가치대비 주가의 키 맞추기가 어느정도 이뤄져 자금의 리배런싱도 정리되고 있는데다 이머징마켓는 긴축에도 불구하고 해당 국가들의 경제성장 동력이 훼손돼지 않으면서 외국인들의 재유입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본격적인 외국의 투자심리 회복에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집트 사태는 해소됐지만 민주화 시위가 중동,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크고 또 중국은 지난주말 지급준비율을 대폭 인상하는 등 추가 긴축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여전히 비관론도 내놓고 있다. 이날 UBS는 아시아 이머징마켓 평가를 통해 대만과 함께 한국에 대해 ‘비중축소(underweight)’로 낮췄다. 경기전망에 비해 주가 단기 급등했고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7.84포인트(0.39%) 하락한 2,005.30포인트에 마감한 것도 시장의 변동성이 아직 적지 않음을 반증한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회귀를 앞두고 그동안 외국인의 매도로 가장 많이 하락한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2월 업종별 등락률을 보면 건설ㆍ기계ㆍ증권ㆍ화학ㆍ은행 업종의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컸는데 외국인은 이 기간 전기전자ㆍ화학ㆍ건설ㆍ운수창고 업종을 가장 많이 매도했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이머징마켓으로부터의 자금유출은 자연스러운 지역별 자산 리밸러싱이었다”면서 “외국인의 이탈이 마무리되면서 재유입이 기대되는 데 경제여건이 좋은 국내에서의 회복이 가장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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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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