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돌 맞은 광주비엔날레… '광주정신' 재조명

특별 프로젝트 '달콤한 이슬' 8월8일 개막

국내외 작품 전시·강연·퍼포먼스 등 열려

오원배 '무제'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재단

천하가 태평할 때 하늘에서는 '달콤한 이슬'이 내린다고 했다. 역설적이게도 백성들은 현세가 피폐하고 힘겨울수록 '감로(甘露)'를 갈구했고, 조선 후기인 18~19세기 유행했던 탱화 '감로도'는 망자를 기리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상징물이 됐다.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8일 개막하는 특별 프로젝트 '달콤한 이슬-1980 그 후'는 '감로도'에서 제목을 따 왔다. 광주처럼 국가 폭력에 희생당했던 제주도(4·3사건), 일본 오키나와(제2차 세계대전), 대만(2·28 사태) 등 도시의 아픔을 미술로 재조명한다. 오키나와 미군 주둔을 반대하는 작업을 해 온 히가 도요미쓰, 일본 천황 체제를 비판하는 오우라 노부유키, 대만 백색테러의 희생자인 황 중트란 등 17개국 57명의 작가가 참여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에서 영감을 얻어 뒤틀린 인체와 인물상을 그리는 오원배 작가는 7m 대형 신작을 제작 중이며 제주 출신 민중미술가 강요배를 비롯해 윤광조·박대성·이세현·임흥순 국내작가가 참여한다. 나치의 희생양인 죽은 아이를 안아 올린 부모 작품으로 유명한 20세기 독일 저항미술가 케테 콜비츠와 소설 '아Q정전'을 썼고 항일의 목판화운동을 전개한 루쉰의 작품들의 대규모 전시는 국내 최초라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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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전시뿐 아니라 강연과 퍼포먼스로 구성된다. 광주 작가 100인이 참여하는 걸개그림 이벤트, 5·18 사적지를 순환하는 518번 버스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행사 기간 내내 '오월길(5·18 Road)'을 달리게 하는 등 광주 도심 곳곳에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강연 시리즈는 총 5개 섹션에 14회로 구성됐으며 원탁토론회, 명사초청 강연, 심포지엄 등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칠레 출신 민중 작가 알프레도 자와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관장인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등 각계각층 전문가의 강연과 토론 등을 통해 얻어진 동시대에 대한 진단과 시대적 화두는 광주비엔날레 폐막식에 맞춰 매니페스토 형태로 선포될 예정이다.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광주 비엔날레의 시작점에는 '광주정신'이 있었고, 창설 20주년을 맞아 이를 화두로 지역적 정신을 '역사적 시각'으로 가치화 해서 현재로 끄집어 올려 세계와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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