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PC왕 레노버

3분기 세계 점유율 15.7%로 HP 제치고 1위<br>M&A 통한 해외진출·신흥국 저가 공략 주효


지난 6년여간 미국의 휴렛팩커드(HP) 앞에 붙어 다니던 '세계 최대 PC업체'라는 수식어가 이제 중국 레노버 이름 앞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 3ㆍ4분기 전세계 PC 판매 점유율에서 레노버는 15.7%를 기록, 2006년 이후 줄곧 1위를 지켜온 HP(15.5%)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나온 또 다른 조사업체 IDC의 조사에서는 레노버가 여전히 HP에 밀려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격차가 0.2%포인트로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 4ㆍ4분기에는 이 조사에서도 HP를 제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레노버는 PC시장 전체가 테블릿PC와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에 밀려 축소되고 있음에도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가트너와 IDC에 따르면 3ㆍ4분기 전세계 PC시장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최대 8.6% 줄었으나 레노버는 최대 10.2%나 성장했다. 퍼시픽크레스트시큐리티의 브렌트 브라셀린 애널리스트는 "레노버의 성공비결은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이머징마켓에서의 판매호조"라고 분석했다.


실제 레노버는 해외 PC업체들을 속속 인수하며 글로벌PC시장에서 지평을 넓히고 있다. 2005년에는 IBM의 PC사업 부문을 인수했고 최근에는 브라질 최대 PCㆍ가전제품 업체인 CCE를 품에 안았다. 생애 첫 PC 구매자가 아직도 많은 신흥국을 공략하기 위해 낮은 가격을 책정해 판매를 늘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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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제 왕년의 스타가 돼버린 HP는 잦은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따른 빈번한 경영전략 변화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총 4명의 CEO를 교체했고 그때마다 PCㆍ프린터사업 부문의 통합과 분리 결정을 번복하며 내부 분란을 키웠다. 5~7월에는 89억달러의 순손실을 입으며 분기별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PC시장이 꾸준히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고 레노버의 1위 등극도 어느 정도 예견된 만큼 이번 소식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PC시장을 석권한 레노버가 애플과 삼성이 버티고 있는 모바일 분야 진출을 선언한 데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주 "애플에 맞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출시하겠다"고 밝히고 실제로 새로운 테블릿PC를 공개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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