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격전의 자동차보험

연초부터 전례 없는 영업 大戰<br>다이렉트 시장 등 판도 흔들린다


현대해상, 하이카 흡수로 총력전

LIG, KB 업고 시너지 극대화 나서


메리츠, CEO 교체, 공격 영업 시동

동부, TM發 부진 회복 방안에 전력

삼성, IB만 취급, 독주 수성 안간힘


자동차보험을 둘러싼 '별(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전쟁'이 전례 없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대형사마저 100%를 넘을 정도로 자동차보험은 대표적인 적자사업이지만 다른 부분과의 연계영업을 위해서는 놓쳐서는 안 될 '미끼사업'이다.

이 때문에 새해를 앞두고 자회사 흡수통합,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을 단행하며 새 옷을 갈아입은 대형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을 공략 1순위로 점찍고 한판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동부·LIG·메리츠 등 상위 5개 손보사들은 연초부터 자동차 보험 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를 마쳤다.

보험사 CEO들이 중점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분야는 다이렉트 자보시장이다.

지난해 다이렉트 자보시장이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등 쌍두마차가 이끌었다면 올해 자보시장은 상위 5개사 간 치열한 뺏고 빼앗기는 경쟁이 예상된다.


각 회사가 다이렉트 자보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하는 명분을 하나씩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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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의 행보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현대해상은 자회사인 하이카다이렉트를 흡수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하이카는 가장 먼저 관련 시장에 진출했지만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면서 외형확대에 실패했다. 지난해 말에는 다이렉트 자회사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당국의 권고 수준인 150% 아래로 떨어지면서 모회사인 현대해상으로 다시 흡수되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해상은 하이카 흡수를 발판 삼아 공격적인 다이렉트 영업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흡수로 모회사의 RBC 비율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현대해상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하락 비율은 3%포인트 정도에 불과"하다.

LIG손보의 행보도 주목된다. LIG손보는 KB금융지주로 편입되면서 2만여 계열사 직원들을 우군으로 얻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국내 최고의 소매은행이어서 관련 시너지도 기대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손보와 카드 등 자회사들의 연계 영업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는 CEO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이 예상된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한 해 자보시장에서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신임 CEO가 이전과 다른 색깔경영에 나설 경우 적극적인 자보시장 공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초 텔레마케팅 중단 조치로 휘청거렸던 영업력을 회복하는 방안을 놓고 전력을 쏟고 있다. 동부화재 다이렉트 자보는 올 초까지만 해도 삼성화재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TM 중단 이후 세력이 빠르게 약해졌다.

다급해진 것은 삼성화재다.

나머지 손보사들과 달리 인바운드(고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처리하는 것)만 취급하는 삼성화재는 올 한 해 무주공산이 된 다이렉트 자보시장에서 독주에 나섰다. 그러나 영업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다시 고삐를 쥐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금융 당국이 경미 사고 가이드라인 마련 및 과잉수리 방지 등을 통해 자보 손해율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어서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손보사들이 자보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야 하는 또 다른 유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보시장 정상화는 손보사들로 하여금 시장점유율을 늘려야 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특히 각기 다른 모멘텀을 가진 대형손보사들의 행보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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