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페이스북·트위터로 신바람나는 일터 만들어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내 모바일연구소(R5) 로비에서 삼성 직원들이 아리랑과 애국가를 연주하며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플래시 몹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미국 대프니대리점에서 근무하는 조지프 바즐레이 매니저의 '킬러 댄스' 한 장면.

넥타이를 매고 '똥배'까지 나온 중년의 카 세일즈맨이 익살스런 춤을 춘다. 그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그는 한순간에 스타가 됐다.

마치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 스토리의 주인공은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의 대프니대리점에서 일하는 조지프 바즐레이 매니저. 그는 지난달 초 매장을 찾은 고객과 동료들 앞에서 온몸을 흐느적거리는 일명 '킬러 댄스'를 선보이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처럼 유튜브를 비롯한 뉴미디어를 활용해 즐거운 일터를 만들고 업무효율도 높이려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비단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튜브와 트위터ㆍ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함께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직장인들이 점차 늘고 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8월14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내 모바일연구소(R5) 1층 로비. 점심시간이 한창이던 때 갑자기 우리의 대표 전통민요 '아리랑'의 구슬픈 연주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잠시 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시작되는 합창이 이어지자 어느새 로비로 몰려든 직원들 모두 하나가 돼 '아리랑'을 따라 부른다.

이날 행사는 점점 잊혀져가는 광복절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자 삼성전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광복절 아리랑 플래시 몹'을 기획한 것. 플래시 몹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e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모여 약속된 행동을 하고 흩어지는 행위를 뜻한다.



이날 깜짝 이벤트의 주인공은 삼성전자 직원 50~60명으로 구성된 디지털시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동호회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약속된 시간에 맞춰 수원 R5 로비로 모여 평소 갈고닦았던 실력을 살려 '아리랑'과 '애국가'를 연주했다. 연주가 시작되고 합창 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안 이를 지켜보던 수원사업장 직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광복절의 의미를 함께 되새겼다. 이 모습은 사내방송을 통해 수원사업장은 물론 삼성전자 전직원들에게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플래시 몹을 통해 일터가 즐거운 놀이 공간으로 바뀌는 동시에 반복되는 회사 생활에 상큼한 자극제가 돼 좋았다는 직원들의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플래시 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12월에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R4 1층 로비에서는 갑자기 50여명의 직원들이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비트 잇(Beat It)'에 맞춰 3분간 춤을 춘 뒤 각자 일터로 돌아가는 플래시 몹을 연출한 바 있다. 이 모습은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고 당시 네티즌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제대로 된 플래시 몹이 등장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이듬해인 2011년 7월에도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서초사옥을 배경으로 '젊은 우리, 즐거운 회사'라는 타이틀의 립덥(노래가 나오면 부르듯 연기를 하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물)을 제작, 사내방송과 유튜브에 공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행사를 위해 서초ㆍ수원ㆍ기흥ㆍ구미 사업장에서 일하는 20대 초반의 신입사원부터 외국인, 50대 임원까지 임직원 111명이 휴일을 반납하고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일하는 공간에서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상상을 하게 마련"이라며 "직장인들이 뉴미디어를 활용해 즐거운 이벤트를 만들면서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직장생활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