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뉴스타트 뉴코리아] 정경유착 고리끊고 희망의 정치를

2003년 새해는 새정부 공식출범으로 21세기 한국정치의 좌표와 진로를 새롭게 설정하는 역사적인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새해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무래도 정치분야가 될 공산이 크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이제 희망의 정치를 보여줄 때라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월 하순 노무현 당선자의 16대 대통령 취임과 함께 새정부가 공식출범하게 되고, 그 시점을 전후해 현재 진행중인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쇄신 움직임이 어떤 형태로든 일단 정리단계에 접어들게 될 것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희망의 정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정경분리가 이뤄져야 한다. 정경분리는 우리의 3류정치를 1류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동시에 경제를 살찌우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철저한 자기개혁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먼저 정경분리의 기본은 돈안드는 선거가 전제돼야 한다. 선거때마다 청중동원식 조직 선거로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이 투입되는 등 흥청망청하던 선거판 풍경을 없애지 않는 한 돈안드는 선거는 요원하다. 특히 이 같은 구태선거가 횡행하는 한 후보들의 주머니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다름이 없다. 후보들은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뒷거래 혹은 이권개입 등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가 “국회의원 등 선출직 인사들은 교도소 담장을 걸어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멘소리를 한 것은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이 때문에 정경유착은 사전에 막아야 되고 반드시 정경이 분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경분리가 되지 않으면 선의의 경쟁이 없어지고 황금만능주의가 판을 쳐 역시 정치가 경제회생의 걸림돌이 된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차원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로비법의 양성화도 고려해봄직하다. 정경분리를 위해서는 이번 대선에서 꽃을 피운 미디어 선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미디어 선거 여파로 돈과 조직을 이용한 선거관행이 크게 퇴색했다는 게 정당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미디어 선거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은 대규모 집회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그만큼 청중동원에 쓰는 자금이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선거문화의 변화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 선거운동 활성화 등을 통해 돈 안드는 선거 혁명을 이뤄야 한다. 또 공천때 돈선거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당내 상향식 공천이 시급하다. 이와함께 차제에 고비용 저효율 정치의 원천으로 지목되어온 중앙당 및 지구당의 축소ㆍ폐지 등 정당구조 자체의 혁신방안을 비롯, 정치제도 전반의 개혁 방향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미국처럼 선거때마다 일시적으로 구성되는 한시적 중앙당 체제 등을 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청중동원, 지구당 조직 등 돈이 들어가는 모든 요소를 철저히 배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선거비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법적ㆍ제도적 개선책과 유권자들의 의식혁명이 뒤따라야 한다. 사회단체에서 “100만원 이상의 지출에는 수표나 신용카드 사용을 의무화하고 후원금 기부자 등 수입내역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당내 경선 등 공식 선거운동기간 이전의 지출도 선거비에 포함시켜야 한다. 대선유권자연대 한 관계자는 “일부 정당은 누락ㆍ은폐된 선거비용이 신고액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며 “법정 선거기간 이전에 쏟아 부은 비용까지 합칠 경우 실제 선거비용은 발표된 비용의 2~3배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공영제를 강화시키고 정치자금법을 양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모처럼 조성된 정치권 개혁 기류가 단순히 선거승패에 따른 일부 인적변화에 그치거나 여론의 요구에 훨씬 못미치는 `무늬만 개혁`에 그쳐서는 안될 일이다. 양 해인 계미년(癸未年) 새해에는 정경유착 문화가 사라져 온누리에 희망의 정치가 깃들기를 기대해 본다.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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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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