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1,500 초반까지 밀릴수도"

기관마저 매수세 주춤, 투자심리 급속 위축<br>'지지선' 의미 잃어…글로벌 증시 향배에 촉각<br>미국 경제지표 성적따라 기술적 반등 기대감도


코스피지수 1,600선이 무너지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 매도세를 버텨왔던 기관들마저 매수세를 줄이고 개인들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등 증시에 먹구름이 점점 더 짙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지난 2003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데다 신흥시장의 경기하강 그래프가 완만해 반등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하락 땐 1,500 초반대까지 후퇴=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코스피지수 1,600선이 붕괴되자 1,500선 초반까지 후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존의 주도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1,600선이 붕괴돼 사실상 ‘지지선’의 의미를 잃게 됐다”며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일단 소극적인 투자패턴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도 “지금의 상황을 최악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추가 하락 땐 일단 1,500선까지 밀려날 가능성이 크고 이후 글로벌 경제 악화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낮춰진다면 지수 역시 추가적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투신 자금 여력 한계=그동안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막아내던 기관의 순매수액은 30일 31억8,000만원에 불과, 최근 들어 가장 적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가운데 현금성 자산 규모는 4조1,175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달 말에 비해 8,500억원가량이 줄어든 수치다. 따라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앞으로 지속되고 ▦투신권은 매수 포지셔닝을 줄이고 ▦최근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개인들이 ‘팔자’에 나서면 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투신권의 매수 여력이 있다고 해도 지난해 6월부터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막아낼 만큼의 규모는 아니다”고 밝혔다. ◇반등 기대감도 남아 있어=미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국내 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반등 기대감은 살아 있다. 우선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주택관련지수, 소매지수 등의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상대적으로 덜 악화된 것으로 나올 경우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금융 분야의 경우 실적이 매우 악화된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나머지 분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또 현재 미국 증시의 PER가 13.7배로 크게 떨어져 2003년 15.3배에 크게 못 미치는 등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증시는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약화될 조짐이어서 지수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 파트장은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앞으로의 증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 경제지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나올 경우에는 오는 2월에 기술적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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