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인도의 국민 기업 타타그룹은 세계 최저가 자동차 생산공장을 짓겠다며 이른바 '나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가 웨스트벵갈주에서의 토지매입 문제 및 지역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사업무산 위기에 직면했다. 당시 구자라트 주총리였던 나렌드라 모디는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그는 타타그룹에 대규모 부지뿐 아니라 각종 지원책 제공을 약속했고, 결국 나노자동차 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인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곳'이라는 이른바 구자라트 모델의 대표적 예다.
2001년 당시 케슈바이 파텔 주총리의 잔여 임기를 수행하면서 구자라트 지방 정부의 최고 지위에 오른 모디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구자라트 주총리 연임에 성공했고 그 기간 각종 친기업·찬시장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1년 현재 구자라트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500달러로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뛰었고 모디 집권 기간 구자라트주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3.4%로 같은 기간의 인도 전체 성장률(7.8%)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곳의 수출 물량 또한 인도 전체의 24.6%를 차지해 인도 주들 가운데 가장 많다. 2003년부터 모디는 "구자라트를 인도의 싱가포르로 만들겠다"며 구자라트 국제 투자박람회를 개최해 이후 매년 두 차례의 투자대회를 통해 대규모 외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인도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열악한 인프라'의 개선도 모디의 구자라트 모델에서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부분이다. 반(半)사막 지역이 많은 관개 시설을 개선시키고 농업용 전력 요금체계를 이원화해 전력 공급을 원활하게 만든 덕분에 구자라트는 인도에서 유일하게 주변의 12개 주에 전력을 판매하는 주가 됐다. 이 같은 인프라 개선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모디는 유엔이 주는 공공사업상을 받았고 현 집권당인 국민의회당(INC)이 추진하는 '빈곤 퇴치 및 농촌 발전 계획'에서 구자라트주는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구자라트 모델로 대표되는 모디의 경제 성과는 이번 총선 기간 인도 재계의 대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타타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회장 등이 모디에 대해 공공연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인도 현지에 진출한 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요새 이곳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10명 중 9명은 '모디가 차기 총리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반면 영국 가디언지는 "구자라트주는 모디 부임 이전부터 공업화가 진행돼 인도 평균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었다"며 "모디의 경제적 성과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