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수로 자금 2조5,000억만으로는 對北전력지원 턱도 없다

北발전소 유지에만年6,180억…4년이면 바닥<br>송전인프라 구축등 천문학적 비용투입 불가피


경수로 자금 2조5,000억만으로는 對北전력지원 턱도 없다 발전원가만 年 6,180억…4년이면 바닥송전인프라 구축등 천문학적 비용투입 불가피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정부가 대북전력 직접공급 비용을 경수로 지원자금 24억달러(약 2조5,000억원)로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이 금액은 발전원가 4년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북한에 제공하기로 한 200만㎾급 발전소 유지에만 매년 6,180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북 퍼주기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천문학적 추가자금이 필요하고 이를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책임지기로 한 상태에서 정부가 전력공급중단권 등 북송전력의 직접통제권마저 포기할 것으로 알려져 ‘중대제안’이 ‘중대기로’에 놓이게 됐다. ◇매년 발전원가 6,180억원=본지와 한국전력의 한 발전자회사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50만㎾급 한국표준형 화력발전소 4기를 운영하려면 연간 6,18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생산에 필요한 연료비만도 3,650억원이 들었다. 연료는 상대적으로 값이 싼 유연탄을 기준으로 했다. 발전소 운영에는 370여명이 필요해 인건비가 300억원 이상, 시설운영비와 기타비용 등은 약 2,000억원에 달했다. 발전사의 한 관계자는 “어떤 유형의 발전소를 운영해도 원가는 6,000억원 이상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가 대북전력 공급비용과 상계하려는 경수로 건설비용 24억달러는 전력공급 4년 만에 발전소 유지비용만으로도 바닥이 드러나는 셈이다. 더욱이 대북송전을 위해 정부가 밝힌 시설자금(송전선로 5,000억원, 변환설비 1조원) 1조5,000억원이 초기에 투입되면 2년도 안돼 24억달러는 모두 사용되게 된다. 다만 전기가 생활과 산업에 필수불가결한 자원으로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함을 감안할 때 발전소는 계속 필요하고 중장기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예정된 발전소 건설만으로도 북한에 공급하기로 한 전력은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5,996만㎾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남한은 현재 600만㎾의 설비가 예비된 상태며 오는 2008년에는 1,200만~1,300만㎾의 설비 여유가 있을 것으로 산업자원부는 예상했다. 추가 발전소 건설비용은 제외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북송전, 정치ㆍ실무적 난제도 첩첩=북한의 전력공급뿐 아니라 정부가 변전 및 배전 등도 책임지겠다고 해 북한 내 송전 인프라를 어느 선까지 구축해야 할지도 문제다. 남한과 북한은 송전 및 배전 전압이 완전히 다르고 북한의 전력시설 노후화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내 전력공급이 원활하려면 사실상 북한의 송ㆍ변전 인프라를 새로 깔아야 할 것이란 게 전력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인프라를 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할지, 일부 지역으로 한정할 것인지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범위가 늘어날수록 소요비용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정부가 ‘대북전력 직송’을 히든카드로 쓰면서 관계부처나 한전 등과 전혀 상의하지 않아 곳곳에서 문제들이 속출할 전망이다. 당장에 전력공급에 따른 남한측 최대 이점으로 꼽혔던 대북 전력통제권을 포기할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천문학적 자금투입이 불가피한데 전력공급통제권까지 포기한다면 대북송전은 국민적 합의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입력시간 : 2005/07/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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