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영하 "네트워크시대 성장·연애담 썼죠"

■ 퀴즈쇼<br>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펴냄<br>'퀴즈쇼' 출간 작가 데뷔후 첫 기자간담회


"주변에 있는 비정규직 20대들의 보이지 않는 응원으로 이 소설을 썼어요. 지금 여기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기와 에너지가 이 소설을 나오게 한 셈이죠." 장편소설 '퀴즈쇼'를 출간한 소설가 김영하(39)씨는 지난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작가 데뷔 12년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생애 첫 간담회를 갖는 탓에 전날 밤잠까지 설쳤다며 말문을 열었다. '퀴즈쇼'는 장편소설 '빛의 제국' 이후 1년여 만에 출간된 것으로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일간지에 연재된 세태 소설. 소설은 1980년생 젊은이가 인터넷채팅 '퀴즈방'을 통해 '벽 속의 요정'이라는 ID를 사용하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세상살이에 눈을 뜨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는 "습작을 하던 27~28살의 나 또한 가난했고 당시 PC통신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며 "내 20대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작가는 '퀴즈쇼'에 대해 "컴퓨터 네트워크 시대의 성장담이고 연애소설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처음 구상단계에서 연애소설을 쓰려고 의도했지만 써내려 가면서 당초 의도와 달리 '청춘소설'이 돼 버렸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김씨는 "지금의 20대들은 그전 세대와 달리 '네트워크' 돼 있는데 오히려 더 외롭게 돼버린 모순적인 존재"라며 "이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결과로 정작 그들 자신은 이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재가 다소 진부하다는 지적에 대해 "소재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해 구성과 형식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며 "소설의 7장부터 9장까지 현실과 환상을 혼란스럽게 뒤섞어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은 장편만 집필할 생각이에요. 3~4개 장편 아이템을 갖고 있는데 그 중 역사소재도 있었어요. 하지만 퀴즈쇼를 쓰면서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쓰는 게 재미가 있더군요." 지난 95년 데뷔 이래 출간된 그의 작품은 모두 10여권. 놀랍게도 현재까지 절판된 책이 단 한 권도 없다고 한다. 그에게 대하소설을 쓸 생각이 없냐고 묻자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프랑스의 작가 R.마르탱뒤가르의 대하소설인 '티보가의 사람들'과 같은 작품을 꼭 한번 써보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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