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美 김정일 통치자금ㆍ천안함 배후 ‘목 조르기’

北 노동당 39호실, 정찰총국 등 8개 기관ㆍ기업, 개인 4명 제재대상 추가

미국 행정부는 30일(미국 시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북한 노동당 39호실,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 천안함 공격 어뢰 등 무기 수출업체인 청송연합 등 8개 기관ㆍ기업과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 4명을 새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상하 양원 의장에게 통보했으며, 행정명령은 이날 낮 12시1분을 기해 효력이 발생했다.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북한 기업ㆍ기관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 금융기관 거래도 금지된다.


이번 제재는 노동당 39호실을 포함시켜 김정일 위원장의 불법 통치자금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하고, 천안함 사건 배후로 지목되는 기관ㆍ인물을 지목함으로써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추가 행정명령 도입 배경에 대해 "46명의 사망자를 낸 북한의 천안함 기습공격, 2009년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사치품 조달을 포함해 대북제재 1718호ㆍ1874호에 대한 위반, 화폐위조ㆍ돈세탁ㆍ현금 밀수와 무기ㆍ마약 거래, 한반도 불안정 조장, 역내 무역 파트너에 대한 위협을 고려하고 불법 경제활동을 통해 북한 정부를 지원하는 국제적 네트워크를 조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의 실무업무를 관장하는 재무부는 ▦사치품 거래 및 위조ㆍ밀수 등 불법 행위 제재대상ㆍ기준을 설정한 새로운 행정명령에 따라 3개 기관ㆍ기업(39호실, 정찰총국, 청송연합)과 개인 1명(김영철 정찰총국장)을 ▦기존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관련 행정명령 13382호에 따라 5개 기관ㆍ기업(군수공업부, 제2자연과학원, 제2경제위원회, 대성무역, 흥진무역)과 개인 3명(윤호진 남천강무역 대표, 리제선 원자력총국장, 리홍섭 원자력총국 고문)을 새 제재대상으로 발표했다.

이 중 윤호진ㆍ리제선ㆍ리홍섭은 핵 개발ㆍ확산에 깊숙이 관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제재대상에 이미 포함돼 있다.

◇39호실= 북한에 의해 자행되는 국가범죄의 본산이자 김정일의 통치자금 관리처다. 북한의 주요 금융기관인 대성은행ㆍ고려은행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강원도 문천금강제련소ㆍ원평대흥수산사업소ㆍ대성타이어공장 등 노른자위 공장ㆍ기업소 100여 곳을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 조선노동당 중앙위 산하 비서국 소속으로 설치됐다. 슈퍼노트(100달러 위폐) 제작, 담배 위조, 아편 재배, 마약 거래 등 불법행위의 산실이자 사치품 수입창구 역할을 해왔다. 함경북도ㆍ평안북도에 아편농장을 운영하면서 함흥ㆍ나진과 평안남도 상원 등에서 히로뽕ㆍ헤로인을 생산해 한국ㆍ중국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500만달러에 달하는 이탈리아제 초호화 요트 2대를 구입, 북한으로 보내려다 적발됐다. 2005년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됐던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를 통해 불법적인 자금세탁을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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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총국ㆍ김영철 국장= 지난해 2월 노동당 소속의 작전부와 35호실,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이 통폐합돼 탄생한 기구로 알려져 있다. 무기를 수출하는 청송연합(Green Pine Associated Corportation)을 통제하고 있다. 또 천안함 사건,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대한 암살기도 사건 등의 배후로 지목된 곳이기도 하다.

김영철은 2006~2007년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을 맡았을 때 "북방한계선(NLL)은 강도가 그은 선"이라고 폭언했고 2008년에는 ‘12ㆍ1조치’를 통해 남측의 육로출입 제한을 주도한 북한 군부의 대표적 강경파다. 남파간첩들에게 황 전 비서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송연합= 2007년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던 무기수출업체 조선광업개발무역을 대체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천안함 공격 어뢰인 CHT-02D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찰총국의 감독을 받는 조직으로 북한 수출 재래식 무기 총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잠수함, 군사용 보트, 미사일 시스템 등 해군 전력과 관련된 군수물자 생산에 전문화돼 있으며, 이란 방산업체에 어뢰관련 기술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수공업부ㆍ제2경제위원회ㆍ제2자연과학원= 노동당 군수공업부는 대포동 2호를 포함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업무를 감독한다.

제2경제위원회는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에 이미 올라있는 단천산업은행을 산하에 거느리고 있는 노동당 기구로 탄도미사일 생산을 감독한다. 1970년대 초 설립됐으며 조선광업개발무역, 창광무역, 연봉총회사, 묘향산총회사 등을 통해 무기를 수출하고 관련 부품을 수입해 왔다.

제2자연과학원은 군수공업부 소속으로 북한 미사일 연구개발의 핵심 기구로 알려져 있다. 중ㆍ장거리 로켓 연구개발, 군사분계선과 해안선을 완전 봉쇄할 수 있는 고성능 지뢰 개발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대성무역ㆍ흥진무역= 대성무역(Taesong Trading Company)은 노동당 39호실 산하기관으로 조선광업개발무역을 대리해 시리아와 거래하고 있고, 흥진무역은 조선광업개발무역의 일선 조달업무를 맡고 있다. 흥진무역(Heungjin Trading Company)은 이란의 샤히드 헤마트 인더스트리얼그룹에 미사일 관련 물자를 제공하는데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윤호진ㆍ리제선ㆍ리홍섭= 핵 개발ㆍ확산에 깊숙이 관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해 7ㆍ9월 발표한 제재대상에 이미 포함시켰다.

윤호진 남천강무역 대표는 북한의 제2차 핵위기가 불거졌던 2002년을 전후해 독일ㆍ러시아로부터 우라늄 농축에 사용할 수 있는 알루미늄관 등의 조달책임자로 지목돼 온 인물. 리제선 원자력총국장과 리홍섭 원자력총국 고문(전 영변원자력연구소장)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영변핵연구소 활동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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