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8개 상장기업 정기주총] 몸싸움… 무효訴 제기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계열 상장사 12개사와 KCC 등 모두 38개사(상장기업 기준)가 27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올 주총의 실질적인 개막일인 이날 주총은▲불법 대선자금 ▲경영권 분쟁 ▲부실 카드사 지원 등 각종 현안을 놓고 논란이 이어졌고, 이를 문제 삼는 소액 주주들의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 특히 삼성전자 주총은 참여연대가 의사 진행 방해를 이유로 `주총 무효소송`을 내고 몸싸움에 따른 형사 소송까지 제기하겠다고 나서는 등 파행을 겪었다. ○…삼성전자의 주총은 예상대로 대선자금과 삼성카드에 대한 지원 문제로 소란이 거듭됐다. 3년만에 주총장을 찾은 참여연대측은 초반부터 대선자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경제개혁센터 송호창 변호사는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김인주 구조조정본부 사장이 윤리강령을 위반한 만큼 징계해야 한다”고 따졌고, 윤종용 부회장은 “검찰에서 조사중인 만큼 이들이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일부 소액 주주들은 지난해 5월26일 삼성전자가 카드에 1조1,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지원, 손실을 초래한 점을 집중 공격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센터소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당기순이익은 7,000억원이 넘는 카드 평가손 때문에 1조900억원이나 줄었다”며 경영진의 책임을 물었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삼성카드 부도시 모회사인 삼성전자의 해외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생기는 등 종합적인 사항을 따져 지원한 것으로 문제될게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총은 사측이 사외이사 2명의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려 하자 참여연대측이 주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시도하던 중 안전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난장판이 됐다. 이 와중에 참여연대 소속 이모(여) 회계사가 넘어졌고, 참여연대측은 `주총 무효소송`과 함께 폭행에 대한 형사 고발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한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총은 참여연대측 퇴장후 일사천리로 진행돼 3시간30분여만에 종료됐다. ○…또 다른 관심사였던 금강고려화학(KCC) 정기주주총회도 현대 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일부 소액주주들의 항의와 주주들간 몸싸움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현정은 현대 회장의 의견을 대변하는 소액 주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일부 주주는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KCC 주총에서는 지난 1월말 결성된 `현정은 회장을 지키기 위한 여성들의 모임` 인사들이 참석, 눈길을 끌었다. `여성계`에서 나왔다는 여성 소액주주는 “금융당국으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처분 명령을 받고도 이사회에서 7만원에 공개매수하기로 한 것은 도덕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주석 사장은 “공개매수성공을 위해 7만원에 매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적법성을 설명했다. ○…이날 주총을 연 삼성SDI 등 여타 계열사들과 LG산전 등 나머지 회사들은 예년처럼 회사측이 제시한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순조롭게 통과시키는 등 별탈 없이 진행됐다. 다음달 12일에는 SK㈜를 비롯한 관심 기업들의 주총이 몰려 있어 또 한차례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김영기기자, 최형욱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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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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