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제 3 에너지혁명, 셰일가스


최근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수주에 잇따라 성공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장기불황으로 고전하던 조선업계에 가스 운반선이 구원투수가 된다니 반가운 일이다. 또 이것이 셰일가스 개발 붐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이 본격화하고 있다. 셰일가스는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에 함유된 가스로 그 매장량이 전 인류가 앞으로 60년을 충분히 쓰고도 남을 정도로 많아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석유에너지는 치솟는 가격과 환경오염 문제로 원자력에너지는 안전에 대한 우려로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에 때마침 등장한 셰일가스는 세계 에너지 산업 구조를 송두리째 바꿀 '태풍의 눈'이다.


화학 정유 등 에너지 산업은 물론이고 에너지 운송과 관련된 조선업에서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인 철강과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관련 산업의 변화도 서서히 구체화되고 있다. 셰일가스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 다툼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시작된 셰일가스 개발 붐은 캐나다·호주를 거쳐 우리 경제와 밀접한 중국에까지 이르렀다. '제3의 에너지 혁명'은 태평양 건너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 이제 코앞에 닥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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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셰일가스와 관련한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능동적으로 선제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미 정부를 중심으로 국내 에너지 기업들은 셰일가스 시대 대비에 부산하다. 북미업체와 합작을 통해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업체도 있고 가스전에 지분을 투자하는 곳도 있다. 대규모 사업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기에 민관 합동 협의체 구성도 이어지고 있다.

LPG업계도 북미산 셰일가스 도입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프로판을 원료로 하는 PDH 사업 투자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뛰고 있다. 셰일가스 부산물 가운데 LPG가 최대 25%가량 나오기 때문이다. 북미산 가스를 들여올 경우 도입 원가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 주수입처인 중동과의 협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셰일가스 수요 확대에 따른 산업구조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산업이다. 가스 생산량이 늘어난 미국은 LPG·압축천연가스(CNG) 등 가스차량의 보급 확대를 위해 차량 구입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포드·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가스차량을 출시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셰일가스 개발 확대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자동차업계도 셰일가스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LPG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세계 최초로 3세대 액상분사방식 엔진을 상용화했으며 4세대 LPG 직접분사(LPDI) 기술 역시 세계 최초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의 앞선 기술력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열쇠가 되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한다. 넓게 보고 미리 준비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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