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이동통신사들이 불법 보조금을 통해 신규 가입자 확보 경쟁을 펼친 여파로 번호이동 가입자가 사상 최다기록을 세웠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월 한 달동안 번호이동을 통해 이동통신사를 바꾼 고객은 모두 9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SK텔레콤이 38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KTF도 번호 이동을 통해 37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다. LG텔레콤의 번호 이동 가입자도 21만명에 달해 이동통신업계의 번호이동 고객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에 육박했다. 이는 합법적인 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지난 4월의 33만명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통사들이 신규 고객을 모집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던 올 1ㆍ4분기에도 번호이동 고객은 60만명을 넘지 않았다. 특히 단순히 휴대폰을 바꿔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되자 4~5월에는 이동통신 시장이 기기변경 위주로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지난 6월 번호이동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주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 번호이동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불법 보조금 경쟁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년 이상 고객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합법적인 보조금에다 불법 보조금까지 더해지면서 번호이동을 부추긴 셈이다. 합법적인 보조금 체제가 장기 고액이용자에게만 유리하고 평균적인 가입자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오히려 줄어들자 많은 사람들이 불법보조금을 받고 번호이동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이 같은 번호이동 특수에 힘입어 엄청난 반사이익을 누렸다. 지난 6월중 국내 업체들이 공급한 휴대폰은 모두 150~160만대로 월간 기준으로는 연간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