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복합점… 후불제… 고객만족 경쟁(일본 단체급식 시장)

◎복합점­급식 전문·고급화 취향별 메뉴선택/후불제­계산대기 없애 점심시간 휴식 제공일본 도쿄 신주쿠의 파크타워빌딩 8층. 이곳에는 모두 5개의 식당이 위치하고 있다. 카페테리아식 레스토랑인 「그린 카페」와 면류 전문점 「멘조」, 일식점 「백조」, 베이커리 및 패스트푸드점 「하모니」, 회의 또는 각종 연회장으로 사용이 가능한 「클럽 스퀘어」등이다. 얼핏 보면 별개의 전문식당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곳은 바로 단체급식 전문업체인 그린하우스가 도쿄가스사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사원식당 「스퀘어8」이다. 지난 94년 5월 문을 연 이 사원식당의 가장 큰 특징은 「외식에 가까운 단체급식」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호를 가진 5개의 식당이 모두 별도의 공간으로 구분돼 있는 것은 물론 인테리어, 분위기, 메뉴에 이르기까지 완전 차별화돼 있다. 따라서 고객들이 취향에 맞는 음식을 좋아하는 분위기에서 먹을 수 있다. 종전에는 단체급식이라면 하나의 공간, 똑같은 분위기에서 진열돼 있는 여러가지 메뉴중 원하는 음식을 골라서 먹는 카페테리아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대해 「스퀘어8」의 구사나기 부점장은 『파크타워 빌딩내에 근무하는 인원은 4천명이 넘는데 20대 여성에서부터 6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면서 『젊은층은 팝송을 들으면서 패스트푸드를 즐기고 나이든 사람은 주로 일식을 찾는등 개인별로 다른 기호를 최대한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하우스가 단체급식업계 처음으로 시도한 오피스빌딩에서의 이같은 복합매장은 저렴한 가격에 품질은 전문식당 수준이어서 고객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린하우스는 이같은 컨셉트의 복합매장을 인근의 도쿄오페라시티빌딩 18층에도 개설, 운영중이다. 이외에 「스퀘어8」에서 눈에 띄는 것은 「컬러 프라이스 카드」. 이는 메뉴판에 음식별로 다른 색깔로 표시하고 주요 영양성분, 칼로리, 신체에 맞춰 뭘 먹으면 좋은지 등을 안내해 놓은 것이다. 전날 술을 마셨다면 숙취해소에 좋은 빨간색 음식, 다이어트중이라면 녹색으로 표시된 저칼로리 음식, 스트레스로 업무능률이 오르지 않으면 비타민이 풍부한 파란색 음식을 먹으라는 식이다. 또 도쿄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인 가나자와의 핫조공장. NHK방송 계열인 이 공장의 사원식당은 보기 드물게 후불제로 운영된다. 식당 운영업체인 그린하우스사가 후불제를 도입한 이유는 점심시간이 1시간인 공장노동자들이 빨리 점심을 먹고 많은 휴식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후불제를 실시할 경우 공장의 특성상 직원들이 한꺼번에 몰려 계산대에서 오랫동안 대기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하우스는 이를 위해 음식을 먹은후 그릇을 계산대에 올려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정산이 되는 화상인식시스템도 개발했다. 기계가 인식하도록 그릇의 크기를 달리하는 한편 모양도 둥근형, 네모형, 세모형 등으로 만든 것이 그 비결이다. 게다가 이 기계는 음식의 칼로리까지 나타내준다. 이곳 고바야시점장은 『밥을 먹고난 후에는 느긋해져 계산하기 위해 다소 기다리더라도 짜증을 내지 않는다』며 후불제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설명했다. 일본 단체급식업체들의 이같은 독특한 운영기법 개발은 시장성숙기를 맞아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의 산물이다. 원가절감, 메뉴확대, 메뉴의 질 향상 등은 물론이고 후불제, 컬러프라이스카드와 같은 고객 위주의 세심한 관심과 함께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동경=문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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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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