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기 속쓰림 덜어주기 위해서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대부분 어려서 감염

엄마, 아빠가 아기의 평생 속쓰림을 덜어줄 수 있을까? 위ㆍ십이지장 궤양의 주범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대부분 5세 이전의 어린 나이에 감염된다. 최근 미국 위장관학회지(Gastroenterology)에는 요소호기검사(UBT)를 통해 24~48개월의 소아 327명에게 4년 동안 1년 간격으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감염 상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아이가 만 3세 이전에 감염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를 수행한 아일랜드 더블린 의대 연구팀은 "만 2세 이후까지 하루 2병 이상 젖병을 빠는 아이에게 감염 위험이 의미있게 높았다"며 주요 감염 경로로서 젖병을 주목하고 "표준 육아 지침에서는 만 1세 전에 젖병을 떼기 시작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서정기 교수는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감염 기회가 많다. 어른보다 잘 토하고 설사도 자주 하지만 스스로 위생 관리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어른들에게서 발견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대부분 어렸을 때 감염된 균"이라고 말한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시간이 지나도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드물어 어렸을 때의 사회 경제적 수준, 위생상태 등을 반영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50%가 이 균에 감염돼 있는데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는 감염율이 낮은 반면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에서는 10세 이전에 이미 40~60%의 인구가 감염된다. 한편 우리나라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률은 매우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1998년에 우리나라에서 실시된 역학조사에 따르면 16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대한 항체 양성률이 66.9%였지만 15세 이하의 소아에서는 17.2%로 낮아 감염 형태가 개발도상국형에서 선진국형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지만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며, 아동기에 주로 감염되고 가족 내 감염이 주된 감염 경로라는점은 분명한 듯 하다. 최근의 연구들은 선진국일수록 대변이나 오염된 물을 통한 감염보다 입에서 입으로의 감염, 특히 엄마로부터 아기로의 감염을 주목하고 있다. 젖병과 식기 소독, 손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 관리를 통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어느 것 못지 않게 큰선물이다. <용어 설명>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 : 위, 십이지장 궤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세균으로 십이지장 궤양 환자의 90~95%, 위궤양 환자의 60~80%에서 발견된다. 감염된 사람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치료가 필요하지도 않지만 활동성 위ㆍ십이지장 궤양이 있거나 궤양의 흉터가 있는 경우 재발을 막기 위해 제균 치료를 한다. ▲요소호기검사(Urea Breath Test) : 사람이 내쉰 숨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만들어낸 요소를 검출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법. (도움말: 서울대병원 소아과 서정기 교수, 이화의대 목동병원 심기남 교수) <의학전문기자ㆍ가정의학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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