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포스코 베트남 일관제철소 차질

현지정부 돌연 "다른 곳으로 부지 옮겨라"…착공 늦춰질듯

포스코의한직원이 당초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던 반퐁만 지역 부지를 가리키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제철소 부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고 포스코에 요청한 상태다.

포스코의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이 당초 예상보다 상당 기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가 부지를 반퐁만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고 돌연 요청한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 사무소는 14일 “응엔 떤 중 베트남 총리가 최근 포스코가 일관제철소 건설부지로 선정한 반퐁만을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는 내용의 요청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중 총리는 이 공문에서 “반퐁만 지역은 이미 베트남 정부와 비나라인이 국제환적항으로 개발하기로 확정한 곳이며, 일관제철소가 지어질 경우 환경오염 등의 우려도 있다”며 “다른 적절한 후보지를 찾도록 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올 연말 베트남 정부로부터 정식 투자허가서를 받아 내년 상반기에 일관제철소 착공에 들어가려 했던 포스코의 계획은 상당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포스코는 지난 5월 반퐁만 지역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사업에 대해 투자타당성 검토를 마친 후 베트남 정부에 총 100억달러를 투자해 1단계로 연산 400만톤 규모의 제철소와 1,100만MW의 발전소를 짓고, 2차로 오는 2016년까지 연산 400만톤의 제철소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내용의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포스코는 당초 일정 보다 다소 늦어지겠지만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새로운 부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원래 계획 보다 늦춰질 수 밖에 없다”면서도 “동남아 시장공략을 위해서는 베트남 제철소 건설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부지를 물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베트남 내부에서도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고 있어서 제철소 건설이 장기표류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트남 정부가 부지변경을 요청한 표면적인 이유는 환경오염 문제지만 속내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미 대만의 포모사그룹과 말레이시아의 라이온그룹 등에 제철소 건설을 허가한 베트남 정부가 포스코마저 시장에 진입시킨다면 공급과잉이 불가피해 베트남 철강업계가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언론은 베트남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인 5~6개의 글로벌 철강사들이 모두 들어올 경우 베트남 철강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며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 한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글로벌 철강기업들의 환상도 깨지고 있기 때문에 포스코가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계획을 그대로 추진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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