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PC통신과 예절/손익수 데이콤 명예회장(로터리)

PC통신이 국내에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0년 남짓에 불과한데 올들어 지난 3월말 현재 국내 PC통신 유료 이용자만도 2백만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실로 놀랄만한 발전이다.이제 PC통신은 여론형성의 장으로, 각종 정보의 보고로 또는 비즈니스의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면서 과거와 같이 특정인들의 전유물이 아닌 보편적인 생활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PC통신이 생활전반에 광범위하게 활용됨에 따라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 특히 예의범절이 결여된 무절제한 이용자의 태도는 자칫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예의범절이 인간관계를 보다 매끄럽고 조화롭게 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덕목이듯이 PC통신에 있어 예절은 이용자의 보이지 않는 인격의 표현으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그러나 통신이 갖는 익명성을 악용, 예의를 무시하고 극단적인 자기주장을 일삼거나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등의 불미스런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 및 배포, 통신판매를 통한 사기행각, 음란물 유포 등 PC통신에서 파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자들은 계몽활동과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처벌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거나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예측 가능성의 제약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실정이고 보면 문제해결의 핵심은 바로 이용자의 자세에 있다 할 것이다. 사실 익명성을 강하게 띠고 있는 PC통신은 이미 내재적으로 예절보다는 자기주장이나 발산의 유혹을 강하게 띠고 있어 제도나 사업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고 보면 PC통신 이용자 스스로의 자제와 예의범절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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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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