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건재 과시 카다피… 전략 뭘까

■건재 과시 카다피… 전략 뭘까

다국적군의 리비아 폭격 이후 행방불명설이 나돌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22일(현지시간) TV 에 모습을 드러내며 결사 항전의 의지를 재차 불태웠다. 카다피는 이날 수도 트리폴리 인근 바브 알 아지지야에서 생중계된 국영 TV 연설을 통해 "단기적으로 우리는 다국적군을 이길 것이고 장기적으로도 다국적군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국적군의 폭격을 피하기 위해 대피중이라는 외신 보도를 의식한 듯 "나는 여기 남아 있다. 내 집은 여기다. 나는 텐트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카다피가 다국적군의 맹공에도 TV 연설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향후 어떤 카드로 맞설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다피가 전면에 내세우는 작전은 장기전이다. 서방 다국적군이 민간인 희생을 우려해 지상군 투입을 머뭇거리는 사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장기전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주력 무기를 민간인 거주 지역에 배치해 서방이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카다피는 은신처와 참호를 이용해 본격적으로 지구전 전술에 나서고 있다. 또한 시간을 최대한 끌어 다국적군 분열을 노리고 아랍권의 동정심을 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에선 자신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벵가지 등 일부 동부 지역을 포기하고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 지역 사수에 총력을 기울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다피는 1969년 국가 원수 취임 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서부만 챙기고 사실상 벵가지를 비롯한 동부는 방치했다. 현재 동부가 반군의 거점이 된 만큼 동부에 깨끗이 미련을 버릴 수도 있다. 이 경우 리비아의 '동서 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다피 친위군은 다국적군 공습 4일째를 맞아 벵가지에서 철수하고 서부도시 미스라타에 진입해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카다피가 벵가지에서 물러난 후 미스라타 폭격에 집중하는 것은 서부 사수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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