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감독기관 동시파업 할까/강행땐 결제시스템 마비 경제흐름 중단

◎3개노조 “상황악화땐 돌입 불가피” 경고/금융개혁 최종안 국회통과 여부 변수로한국은행과 은행·증권·보험감독원 등 3개 금융감독기관이 일제히 파업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 한마디로 국내 금융결제 시스템이 완전 마비될 수밖에 없다. 단 몇시간 만이라도 3개 감독기관이 일제 파업에 들아간다면 국내 금융시장은 자금유통의 맥이 끊어지게 되고 결국 경제 전반의 흐름이 중단되는 최악의 결과를 맞을게 뻔하다. 한국은행이 일손을 놓을 경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매일 매일 이루어져야 하는 어음과 수표의 결제처리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각 은행들이 교환에 돌리는 어음과 수표를 당일 처리하지 못함에 따라 화폐유통 구조에 구멍이 생기게 되고, 기업들로서는 당일 결제가 불가능해져 본의 아니게 부도처리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 증감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업등록국 재무관리국 기업공시국 등 자금조달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부서가 일손을 놓음으로써 회사채발행등 기업들의 직접 자금조달 창구가 원천봉쇄된다. 은행의 자금결제 창구가 막힌 상황에서 제 2금융권을 통한 직접조달마저 불가능질 경우 기업들의 자금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보감원의 경우 보험대리점 신고, 등록업무가 전면 중단됨으로써 일선 보험영업에 커다란 차질이 예상된다. 아울러 보험사들의 상품신고, 계리인허가, 보호예탁금 및 보증기금 운영, 소비자상담 업무 등도 전면 중단된다. 결국 3개 금융감독기관이 동시 파업에 들어갈 경우 국내 금융시장은 사상 초유의 업무마비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엄청난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실제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정부가 실제로 강행처리할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완전파업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부분파업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3개 감독기관 노조는 이러한 파급영향에도 불구하고 금융개혁 최종안이 국회에 상정될 경우 동시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초 노동법 파문에서 드러났 듯 일단 국회에서 통과되면 모든 것이 헛수고라는 판단아래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회 입법처리를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증감원 노조관계자는 『상황이 악화된다면 파업도 불가피하다』며 『만일 파업에 들어간다면 합법적인 수순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개 감독기관이 파업에 들어갈 경우 이는 노사간 대립으로 인한 노동행위가 아닌만큼 현행 법에 규정된 분규일정을 준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 보감원 노조관계자는 『파업에 앞서 쟁의신고를 내더라도 반려될 것이 뻔하다』며 『국회통과가 확실시되는 시점에 이르러 비상총회를 열고 전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하는 방법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한은측 관계자도 『3개 감독기관 노조외에 민노총 경실련 사무노련 등과 연계해 공동투쟁에 나설 계획』이라며 『국회처리 수순을 보아가며 향후 투쟁수위를 조절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경입장을 재확인했다.<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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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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