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삼성 이끌 뉴리더] <2> 금융 계열 사장단

전자 성공 DNA 접목시킬 '삼두마차'<br>경영정상화 달인 박근희 사장 GE출신 S급 인재 최치훈 사장<br>유임 지대섭 사장과 호흡 맞춰 금융 글로벌화·초일류화 추진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금융 계열사 사장단에 떨어진 특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금융에 접목시키라는 것'이다. 이 같은 의지는 인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생명 보험영업 부문 사장으로 선임된 박근희(57) 사장과 삼성카드로 자리를 옮긴 최치훈(53) 사장은 어느 누구보다 삼성전자의 일류화에 깊이 관여해온 인물이다. 삼성화재 사장에 유임된 지대섭(57) 사장 역시 반도체사업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삼성 금융 계열사 전면에 전자 출신들이 포진하게 됐다. 이들 삼두마차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박 사장이다. 그는 삼성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사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이번 특별 미션 수행에 가장 적합한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관에 입사한 박 사장은 지난 1997년부터 7년간 그룹 회장실과 구조조정 본부에서 일하면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주로 한 일도 경영진단과 감사 분야였다. 그의 전공 분야 능력은 카드와 캐피탈의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이미 입증됐다. 그는 2001년에 삼성카드 경영진단을 주도했고 2004년에는 삼성캐피탈 사장으로 이동, 카드와 캐피탈 간 합병작업을 이끌기도 했다. 또 1조5,000억원 구모의 삼성카드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박 사장의 진가는 2005년 중국삼성 사장이 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공장의 생산라인을 셀(Cell) 라인으로 바꾸고 부품조달 시스템 등을 개편하면서 공장 라인 증설 없이 생산량을 끌어올렸다. 한계사업을 정리하는 데도 앞장섰다. 또 수많은 혁신을 통해 중국삼성의 성장기반을 확고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는 곳마다 혁혁한 공로를 세운 것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판단력과 추진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게 그룹 내외부의 평가다. 그는 이 같은 장점 외에 사람을 따르게 만드는 특별한 매력도 지니고 있다. 그를 만나본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솔직하고 뒤끝이 없다. 그와 모든 것을 함께하고 싶다"고 평가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박 사장에게 주어진 미션은 삼성생명에 전자의 선진기법과 글로벌 감각을 접목시켜 삼성생명을 글로벌 보험회사로 키워내라는 것이다. 금융 계열사의 맏형이지만 내수에 의존해 있는 삼성생명에 앞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 신임 사장도 만만치 않다. GE 출신으로 삼성의 'S급' 인재 중 한 명인 그는 삼성SDI 수장으로 재직하면서 소형 2차전지에서 글로벌 1위 도약 기반을 닦았다. 삼성전자에 근무했을 때는 '프린터 사업 일류화' 라는 프로젝트를 이끌며 낙후된 삼성 프린터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키워내기도 했다. 최 사장은 특히 '선택과 집중' 전략을 중시하며 CEO 중에서도 '소통'을 강조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얼마 전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아직 출근도 안 했다. 먼저 업무를 파악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목표는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잔뜩 배어 있었다. 최 사장의 임무는 일단 삼성카드를 국내 1위 회사로 육성하는 것이다. 삼성그룹 내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는 못하는 게 카드다. 전업계 카드사 2위 자리를 현대카드에 내줬고 최근에는 이익보전을 위해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삼성전자 'S급' 인재를 카드로 보낸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유임된 지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출신으로 D램 반도체 1등 신화의 주인공 가운데 하나다. 2008년 5월 전자에서 화재 CEO로 자리를 옮긴 후부터 그가 추진해온 것은 삼성화재를 '손해보험의 삼성전자'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장기보험 신계약과 선박보험 등 새로운 영역도 개척해나가고 있다. 지 사장을 유임한 배경에는 삼성전자 성공 DNA를 잘 알고 있는 박 사장, 최 사장 등과 호흡을 맞춰 삼성 금융 계열사를 새롭게 변모시키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게 삼성그룹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 사장단 인사가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박 사장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금융 계열사는 내년 주주총회 등을 거치면서 박 사장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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