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화 전성기의 큰 동인은 멀티플렉스의 확산 - CGV 박동호대표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람객수는 15.8%로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34.5%의 높은 성장을 보이는 등 한국의 영화시장은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3년간 연평균 18% 수준의 관객수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은 멀티플렉스의 확산에서 온다. 대자본 멀티플렉스들이 영화관객을 휩쓰는 상황에서 지난 8월 메이저 배급사 시네마서비스가 멀티플렉스 진출을 선언했다.
또다른 변화를 맞고 있는 극장환경을 선도하는 국내 극장대표를 만나본다. 그 첫번째 주인공은 지난 98년 CGV강변 11을 시작으로 국내 처음 멀티플렉스를 도입, 현재 국내 최대관수(92개 스크린에 2만석)를 자랑하는 CGV 박동호대표다.(편집자주)
CGV는 올 상반기 850만 관객을 동원하여 시장점유율 18%, 매출액 580억원으로 괄목할만한 실적을 올린 바 있으며, 올 연말에는 연 관객 1,800만명, 매출액 1,300억원, 누적관객은 4,7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CGV는 최근 씨티그룹 계열사인 CVC아시아패시픽과 제휴(지분 50% 호주 빌리지로드쇼로부터 8,400만달러에 인수)를 맺어 영화업계의 최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대표는 "국내 메이저 산업자본과 세계적인 금융자본의 제휴로 브랜드 가치를 몇단계 상승시켰습니다. 그만큼 수익을 내야 합니다"면서 "선진화된 마케팅 기법과 새롭게 제공될 관객 서비스로 무장하여 2005년까지 30개 사이트 250개 스크린을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며 포부를 밝혔다. 우리 영화계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CGV의 브랜드 인지도는 최근 조사된 내용에서도 엿볼 수 있다. 생활정보주간지 위클리 프라이데이가 서울시내 7개 멀티플렉스 극장을 대상으로 관객 편의성 및 이용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CGV구로가 1위를 차지했다.
대한극장과 메가박스는 각각 2,3위로 뒤를 이었다. 1위를 차지한 CGV구로는 상영 시설의 우수성 및 편의성, 서비스 항목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제 극장은 편하게 즐길수 있는 장소가 돼야 합니다. 불행인지 행운인지 모르겠으나 국낸 청소년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합니다. 극장이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레저의 한 부분으로 인식돼가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극장을 가정, 회사, 그리고 커피숍 다음인 제4의 장소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쾌적함이 중요합니다"
박대표의 멀티플렉스의 경영마인드는 '효율 창출을 위한 고객만족'이다. 다양한 영화와 쾌적한 시설로 '휴면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인 1등공신이다. '고객만족'을 극장의 실내 인테리어 개선에 인색하지 않다. CGV강변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각각 10억원씩 들여 지난해는 바닥카페트를 대리석으로 바꿨다. 1년 극장을 10번 20번 찾는 고객에 서비스 품질을 높여주는 일환이다.
많은 극장 상영관만 덩그러니 있는 복합상영관과 쇼핑몰이나 각종 위락시설과 함께 있는 멀티플렉스와의 차이점을 그는 '집중화' '성역화' '공통화'가 있느냐에 두고 있다.
그의 경영스타일은 매우 인상적이다. 극장업을 서비스업으로 규정하며 슬로건을 '영화 이상의 감동'으로 걸고 CS경영을 한다. 또한 '스타벅스'를 읽고 벤치마킹하여 아르바이트직에 대한 기존개념을 타파 복지와 인센티브를 개선했다.
국내서는 유일하게 파트타임 아르바이트생에게도 4대(건강, 산재, 고용, 연금)보험을 들고 있다. 멀티플렉스의 '신규고객' 창출효과를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는데 골몰한다. 실제로 다양한 영화와 쾌적한 시설로 '휴면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인 1등 공신으로 꼽힌다.
박대표는 극장 문화를 바꾸는데도 선도역할을 했다. 스탠딩형식의 발권 서비스를 비롯해 호텔 카운터식의 늘 밝은 미소, 은행에서나 볼 수 있는 발권번호표등이 그렇다. 많은 극장들이 이곳의 서비스를 본받아 극장 수준을 올렸다.
그는 "극장은 사업을 하는 곳입니다. 공익사업이 아닙니다. 이익을 창출하는 장소입니다. 고객이 희망하는 영화를 상영하고,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기 위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야합니다"며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확실히 했다.
박대표는 제일제당 기획실, 육가공본부, 멀티미디어 사업부를 거쳐 2000년 8월부터 CGV대표로 일하고 있다.
박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