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기 발견땐 내시경수술로 완치

[한국인의 癌] ―<1> 위암<br>맵고 짜고 태운 음식 즐기면 발병 위험 높아<br>된장·인삼·우유 충분히 섭취땐 예방 도움<br>40대 이후엔 2~3년에 한번 꼭 검진받도록

순천향대병원 소화기센터 의료진이 위암 환자를 내시경으로 수술하고 있다.

암은 증식과 억제가 규칙적으로 진행되는 세포와는 달리 조직이 필요로 하는 상태나 리듬을 무시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증식하면서 정상조직을 파괴해 생명을 앗아간다. 암이 무서운 것은 현재까지 의-과학 수준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단계에 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연평균 10명중 3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해마다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한 대학병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중 성인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질병으로 암(59.1%)을 꼽은 것은 현실적 측면을 반영한 결과라고 하겠다. 서울경제신문은 창간 45주년을 맞아 '한국인의 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위암ㆍ간암 등 국내에서 많이 빈발하는 암의 원인과 진단ㆍ치료법ㆍ전문가 등을 다각도로 진단해볼 예정이다. 위암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잘 걸리는 대표적인 암이다. 우리나라 외에도 일본이나 칠레ㆍ핀란드ㆍ아일랜드에도 위암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특이한 점은 위암이 빈발하는 민족의 식습관이 대체로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금에 절인 채소나 생선, 매운 육식, 태워서 익힌 고기, 훈제생선을 즐겨먹고 질산염 성분이 많은 식수를 마신다. 전통 식습관 외 정상적이던 위가 암으로 악화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 폭음과 흡연,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 폭음과 흡연의 폐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1~2%는 만성위염 단계를 지나 위암으로 악화한다. 가족력도 빼놓을 수 없다. 전체 위암환자의 10%는 가족력으로 발생한다. 가족은 식성이 비슷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공유하는 등 생활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같은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유전성도 무시할 수 없다. 부모로부터 암과 관련되는 유전자를 물려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습관이나 식습관과는 무관하게 위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유전성은 가족력과는 별개의 문제로 전체 환자의 1% 정도가 유전성이다. 위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군은 40~60대. 그러나 20대도 예외가 아니다. 3% 정도가 20대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누구도 위암의 사각지대에 서 있지는 않다. 위벽은 4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위암은 제일 위층인 점막층에서 시작, 아래층으로 점차 파고 들어 결국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주위 장기와 전신으로 퍼진다. 위암초기 즉, 점막층이나 바로 아래층인 점막하층에 국한되어 있을 때를 조기위암이라고 한다. 조기위암은 완치가 가능하다. 위암세포가 위벽 전체를 침범한 진행성 위암에 비해 예후는 놀랄 정도로 좋다. 진행성 위암은 수술이 잘 됐더라도 5년 후 생존확률은 25~30% 밖에 안되지만 조기위암은 90% 이상이다. 특히 조기위암 중 크기가 작고(융기형 2㎝이하, 함몰형 1㎝이하), 암이 점막층에 국한돼 있다면 내시경만으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내시경을 통해 전기 올가미를 위 속에 집어넣어 위암부위를 절제할 수 있다. 전문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위암이 생기기 시작, 눈에 보이게 될 때가지는 2년~2년6개월 걸린다. 40대 이후엔 2~3년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라고 강조하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위암의 75%는 위의 아래 3분의1부위에서 발견되는데 최근에는 상부 위암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상부위암은 혹처럼 튀어 나오는 암보다 위벽으로 스며드는 암이 많아 조기발견이 어렵고 림프절에 잘 번지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힘들다. 위암은 평소에 맵고 짜고 태운 음식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 고기를 탈 정도로 구워먹거나 젓갈을 즐기는 것은 좋지 않다. 된장이나 인삼ㆍ우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예방에 도움을 준다. 채소와 과일ㆍ콩 등을 골고루 먹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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