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분위기 '허리케인과 함께 사라지다'(?)
주식시장이 26일 오전 허리케인 '리타'가 큰 피해 없이 물러갔다는 소식과 함께 힘찬 반등을 재개하며 사상 처음으로 1,200선 위에올라서는데 성공했다.
장중 1,200선 돌파 다음날인 23일 지수는 5개월여만에 최대 하락세를 보인지 거래일 기준 하루만에 예기치 못했던 급반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날 개장 직후 1,180선을 넘어섰던 종합주가지수는 수차례 도전끝에 오후 2시를 넘어 1,200선을 상향 돌파한 뒤 최고치인 1,206.41로 장을 마감했다.
◆ 흔들림없는 수급+펀더멘털 기대 '쌍끌이' = 주식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복원력의 근원은 흔들림없는 수급과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주식형 펀드 수탁고 총액은 16조4천100억원으로 작년 말(8조5천520억원)에 비해 증가율이 90%를 웃돌고 있다.
특히 갈수록 펀드 수탁규모 증가속도가 빨라져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에 안착한 6월 3천20억원에 그쳤던 증가액이 7월에는 7천590억원, 8월에는 1조3천610억원으로 불었고 이달 들어 지난 주말까지 3주간 증가액만도 1조3천560억원에 이른다.
투신권의 '실탄장전'은 곧바로 대규모 '사자'로 이어져 외국인의 매물공세를 받아내는 선을 넘어 최고치 경신행진을 이끄는 주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22일 장 후반 매수에 나서 지수를 반등시켰던 투신권은 26일에도 막대한유입자금을 바탕으로 업종을 불문한 '월말효과'를 재현, 시장 전문가들도 예측하지못했던 급반등을 이끌어 냈다.
외국인이 장중에만 2천76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불안해진 개인도 1천851억원 매도우위였지만 투신권의 3천754억원을 주축으로 기관이 모두 4천110억원의 거대규모 매수로 외국인-개인 매물의 방파제 구실을 톡톡히 한 것이다.
실적발표를 앞둔 우량주들의 실적 호조 가능성도 장을 지탱하는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주말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5% 늘어나 2조원선을 회복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민은행의 영업이익은 6천억원대로 연간 2조원선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는등 기대감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교보증권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다소 당혹스러울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며 "시장이 심리적으로 안정돼있고 미국시장도 반등 타이밍에 들어선데 따른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기술적 분석도 무력..1,200선 도전은 계속된다 = 지난 주 중반 이후 약세장을 보인 뒤 장 막판 상승 반전하기를 이틀간 거듭하던 종합주가지수가 23일 마침내2%대 급락세를 연출하자 시장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 후반 시가보다 종가가 낮은 장대 음봉 출현, 9월들어 처음나타난 5일 이동 평균선 하회 움직임 등 여러 기술적 지표의 움직임을 들어 추가 급락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횡보하는 모습의 기간조정은 건전한 추가 상승을 위해서라도 마련돼야 할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렇지만 26일 시장은 '수급이 재료에 우선한다'는 증시의 전통적 격언을 확인시켜주며 조정 전망을 내놨던 수많은 투자전략가들을 무색케 하는 놀라운 복원력을과시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프로그램 매수세를 중심으로 한 기관의매수세가 상승의 주동력이었다"고 평가하고 "예기치 못한 급반등에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나 상승 추세는 분명하며 내달 초.중반 금리 및 기업실적이 분명해질 시점까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애널리스트도 "전 주말 급락은 본격 조정의 시작이라기보다 상승추세내의 이격 조정이라는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며 "내달 콜금리 인상과 3.4분기실적발표를 전후해 실적 장세로 전환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입력시간 : 2005/09/26 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