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건강기능식품 不信 털자

인간이 100년을 거뜬히 살더라도 건강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이라면 그것은 축복이 아닌 형벌이 될 수 있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에 더욱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각국의 건강수명 조사결과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주요 20개국 가운데 19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충격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하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는 무엇보다 건강한 식생활과 스트레스 없는 생활 환경, 꾸준한 운동 및 첨단 의료환경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규칙적으로 자연 친화적인 건강식단을 먹으며 생활한다는 것이 현대 도시인에게는 거의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좋은 줄은 알면서도 그렇게 살 수 없는 환경에서 생활하며 반복되는 매식에 하루 한끼의 건강식단을 챙기기도 힘들다. 현대인들이 실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꾸준한 운동 및 스트레스 컨트롤과 함께 불균형한 식생활을 보조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의 섭취를 제안하고 싶다.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한 일본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규모나 안정성 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나라다. 각종 건강기능식품의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이끌어지는 명실상부한 건강선진국이 바로 일본이다. 일본의 건강기능식품 산업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현재 9조엔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일본 내 50세 이상 중ㆍ고령자의 건강식품 이용비율 역시 70%가 넘는다고 한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사람으로서 건강기능식품의 섭취를 이야기하는 것이 설득력을 발휘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인과 일본인이 유전적 특성에 있어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건강수명이 9.5세라는 커다란 차이를 나타낸다는 점에 주목해봐야 한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지난해 가계조사를 봐도 일본의 가정들은 계속되는 소비긴축에도 불구하고 건강기능식품 소비만큼은 가구당 평균 14%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 건강기능식품의 인기가 장수국가의 실현에 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2년도에 발효된 건강기능식품법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불신은 여전히 깊기만 하다. 건강기능식품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품질향상과 건전한 유통ㆍ판매를 꾀해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지만 소비자의 이해는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숙, 나아가 살아 있는 동안 건강을 유지하는 건강수명의 연장을 위해서 건강기능식품 업계의 노력과 소비자의 노력은 병행돼야 한다. 법률이 허용한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따져 자신에게 필요한 올바른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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