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승부사 박병엽 "팬택 떠나겠다"

워크아웃 졸업 앞두고 채권단 압박 포석인듯

팬택 창업자인 박병엽 부회장이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박 부회장은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올해 12월31일을 끝으로 회사를 떠나 휴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한 것은 팬택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난 2007년 4월 이후 5년여간 휴일도 없이 일하다 보니 건강이 많이 악화됐다는 것이 일차적 이유다. 하지만 최근 채권단 주도로 이뤄진 채무재조정(리파이낸싱) 작업이 사실상 불발되자 채권단을 압박해 올해 말로 약정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순조롭게 마무리 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은"올해 말을 데드라인으로 해 회사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후속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방점을 찍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말로 만기가 돌아오는 총 4,500억원의 채권 중 신용협동조합 등 비협약채권단이 보유한 2,300억원에 대한 리파이낸싱 부분을 채권단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채권단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대주주다운 행동으로 화답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가 어렵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워크아웃 기업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며 "팬택이 워크아웃 졸업의 성공사례로 남아 이들 기업에 희망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박 부회장이 일단 올해 말로 경영에서 손을 떼지만 조기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 부회장은 "스톡옵션의 경우 내년 3월 말까지 근무해야 받을 수 있는 권리인데 이것은 포기하겠다"며 "우선매수청구권은 이미 갖고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행사할지 말지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일단 휴식을 취한 뒤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및 회사복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기사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