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박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의 사면으로 글로벌 경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9일 사면소식이 전해지자 “다행스럽고 반가운 조치”라며 “앞으로 두산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사면에 대해 지난 95년 7월 ‘형제의 난’ 이래 19개월 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리고 ‘중공업그룹’으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실추됐던 그룹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게 됐으며 앞으로 글로벌 경영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그룹의 공식 직함을 갖고 있지 않은 박 전 회장은 사면 직후 경영일선에 복귀하기보다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위원자격을 회복한 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념할 예정이다. 청와대가 박 전 회장을 사면 대상에 포함시킨 데는 동계올림픽 유치에 기여해달라는 주문이 담겨 있기 때문. 박 전 회장도 당분간 스포츠 외교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부회장은 홀가분한 입장에서 올 들어 강조했던 스피드 경영을 보다 과감하게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두산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직접 주재하고 7일 베트남 생산기지 착공식에 참석하는 등 그룹 오너로서의 역할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오는 12일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을 한ㆍ스페인경협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