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삼성은 우리가 접수한다.' 화웨이ㆍZTE 등 중국 통신업체들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짝퉁 전문업체'라는 오명을 벗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이면서 글로벌 통신시장의 당당한 주역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 전시회에서 화웨이와 ZTE의 전시 부스는 연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가려 조명을 받지 못한 반면 중국 업체에 대한 관심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화웨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MWC 공식 후원사를 맡으며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회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및 모바일와이맥스 통신장비를 비롯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화웨이는 '아디오스 X3' '아디오스 X5' 'U8500' 'U8300' 등을 내놓았다.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통신장비에서 단말기로 사업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서 만난 화웨이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분명히 대단한 기업이지만 우리가 경쟁력에서 크게 뒤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휴대폰시장 4위로 급부상한 ZTE도 이번 전시회에 신제품을 대거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ZTE는 전략 스마트폰인 '스케이트 4.3'을 비롯해 10여종의 스마트폰과 20여종의 휴대폰을 선보였다. 지난해만 해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휴대폰을 공급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을 들고 나온 것이다. ZTE 관계자는 "우수한 성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제품은 굳이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늘 수요가 있기 마련"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휴대폰시장에서 노키아와 애플이라는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이제는 뒤도 돌아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업체들은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근접해 있어 올해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