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간세포 기능 보존한 '최소 핵심구조' 찾았다

진화·유전적 조절분자 대거 포함… 생명기원 연구 큰 파급효과 기대<br>KAIST 조광현 교수팀

커널(검은색으로 진하게 표시된 부분)은 세포의 복잡한 분자조절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최소 핵심구조로 진화·유전·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조절분자가 대거 포함돼 있다.

국내 연구진이 세포를 구성하는 복잡하고 거대한 분자네트워크의 주요 기능을 그대로 보존한 최소 핵심구조(커널)를 규명했다. 또 이 커널에 진화적ㆍ유전적ㆍ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조절분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사실도 밝혀내 앞으로 생명의 기원에 관한 기초연구와 신약 타깃 발굴 등에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광현 교수팀은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대규모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장균과 효모 및 인간의 신호전달 네트워크에 적용한 결과 인간 세포의 주요 기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최소 핵심구조인 커널(Kernelㆍ사진)을 찾아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커널이 진화적으로 가장 먼저 형성된 네트워크의 뼈대 구조라는 점도 규명했다. 또 커널에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유전자뿐 아니라 질병 발생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의 첫 번째 자매지이자 세포신호전달분야의 권위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ing)'지 표지논문으로 최근 게재됐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자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관계로 얽혀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생명기술(BT)과 정보기술(IT)의 융합학문인 '시스템생물학'이 발전하면서 생명현상이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수많은 분자들의 집단 조절작용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특정기능을 담당하는 단일 유전자나 단백질의 관점에서 벗어나 생명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생명체 네트워크의 방대한 규모와 복잡성으로 근본적인 작동원리를 이해하는데 여전히 한계가 있다. 조 교수는 "세포의 다양한 정보처리를 위해 진화해온 인간세포 신호전달 네트워크는 현재까지 약 2,000여개의 단백질과 8,000여 가지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져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는 더욱 복잡한 네트워크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복잡한 네트워크의 기능을 그대로 보존하는 단순한 핵심구조의 존재를 찾아내면 수많은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이번에 찾은 커널에는 현재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약물의 타깃단백질이 대량 포함돼 있어 커널 내 단백질들을 대상으로 향후 새로운 신약 타깃이 발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산업적으로도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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