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피플 in 마켓] 전병국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장

대주 활용 투자전략으로 안정 수익 추구<br>기부 프로그·FA 활성화 등 투자자 확대 도움<br>PB격전지 청담서 예탁자산 5년새 10배로 불려<br>하반기 증시 회복… LED·중국 내수주 관심둘만

전병국 하나대투 청담금융센터장 방은 수백권의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평소 책을 읽고 사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금융서적 외에도 인테리어, 미술 관련 책에 관심이 많다. (오른쪽부터)전병국 하나대투 청담 금융센터장(전무)과 김태성 부장, 이승호 과장.

청담(淸潭). 과거 맑은 못이 있어 불렸다는 동네 이름이지만 지금은 돈 냄새가 가장 많이 난다는 강남 부촌의 상징이다. 조 단위 자금을 굴리는 PB센터들의 격전지인 청담. 그 중에서도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에 위치한 트리니티빌딩에는 증권사 4곳의 대표 PB센터가 둥지를 틀고 치열한 '쩐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하나대투증권의 청담금융센터는 최근 5년 새 예탁자산을 10배 가까이 불린 다크호스다. 전병국(사진 오른쪽) 청담금융센터장(상무)을 만나 재테크 전략과 PB센터 운용 방안을 물어봤다.

저성장ㆍ저금리에서는 부자들도 똑같다. '어떻게 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전 상무는 "기조적 저성장 속에서 예리하게 시장을 읽고 적절한 상품전략을 구사하지 않고는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일찌감치 한국형 헤지펀드에 관심을 둔 것도 이 같은 시장 변화를 미리 감지했기 때문이다. 전 상무는 "저성장 기조와 함께 소위 '될 산업'과 '안 될 산업'의 구분이 극명해지고 있는데 그동안 주식시장에 만연했던 '롱(매수) 온리'전략으로는 기대치 수익률을 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롱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률을 낮추되 숏(매도)으로 높일 수 있는 공간이 커지는 구조 속에 헤지펀드가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전략 발굴은 자금 유치에 큰 역할을 했다. 청담금융센터는 '주식 대주'를 활용한 투자모델로 안정 수익 달성을 추구하고 있다. 주가가 많이 빠져 물려 있는 주식을 청담금융센터로 옮겨와 센터의 대주 풀에 넣고 이를 옵션에 투자(매수포지션만)하는 게 골자다. 옵션이 리스크가 큰 상품이지만 투자자의 원금은 건드리지 않고 대주 수수료 이자로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한 달에 0.5%씩 수익을 가정하면 연 6~7% 수익이 가능하다. 물린 채로 보유 중이던 주식을 가져와 이자를 만들고 그 이자로 추가 수익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전 상무는 "옵션 투자에 성공하고 물렸던 종목까지 상승하면 최고의 시나리오"라며 "이런 식의 선순환을 통해 청담금융센터의 로열티도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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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는 기본이다. 깐깐한 큰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수익률 이외의 다른 매력을 발산해야 한다. 전 상무는 청담금융센터의 선전을 이끈 매력의 삼각편대로 '공간 이노베이션' '기부 프로그램' '투자권유대행인(FA) 전문ㆍ활성화'를 꼽았다.

청담금융센터는 미술관에 버금가는 인테리어로 이미 수차례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했다. 22명의 유명 작가들이 내놓은 44점의 미술품이 곳곳에 배치돼 있고 테이블과 의자, 심지어 커피잔까지도 유명 작가의 작품이다. 인테리어를 직접 챙긴 전 상무는 "인터넷ㆍ모바일 확대로 증권사 지점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객들 스스로 지점을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며 "비단 고객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업무 공간이라는 측면에서도 인테리어에 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기부 프로그램은 '따뜻한 자금'유치의 일등공신이다. 증권계좌를 청담금융센터로 옮겨오면 증권사가 가져가는 수수료의 30%를 투자자의 모교나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는 이른바 'Give me, 기부 美'가 그 주인공이다. 전 상무와 함께 기부美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김태성 부장(CFAㆍ왼쪽에서 두 번째)은 "'가치를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동참하고 있다"며 "스마일재단ㆍ문화예술위ㆍ서울시립미술관 지원 등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부서비스의 메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줄어들겠지만 '기부'라는 새로운 경쟁의 축으로 시장을 넓히자는 게 큰 생각"이라고 전했다.

투자권유대행인(FA)을 활성화한 것도 투자자 확대에 도움이 됐다. 투권인 부문을 관리하는 이승호 과장(VIP PBㆍ왼쪽)은 '미국 에드워드 존스 증권사'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에드워드 존스는 주식시장에 대해 지식이 없는 소방관ㆍ경찰 퇴직자들을 데려다가 교육해 금융 영업 전문가로 성장시키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 과장은 "이 회사는 탁월한 재주가 없는 사람도 영업 능력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교육해 1인 1지점의 형태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청담금융센터도 고객 유치의 한 축으로 에드워드 존스 모델을 따라 FA의 전문성을 위해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든든한 삼각편대 덕에 2008년 3월 말 3,000억원에 불과했던 예탁자산이 최근 2조8,500억원 수준으로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한편 전 상무는 올 하반기부터는 증시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뱅가드 이슈가 7월 초 정리되고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와 현대차의 신차 출시 등 모멘텀이 있어 주식시장 분위기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심 종목으로는 중국 내수 성장 수혜가 기대되는 CJ CGV와 글로벌 메신저 시장에서 세를 확장 중인 NHN, 고성장 산업으로 부각된 유기발광다이오드(LED) 관련주 등을 꼽았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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