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가 이제 첫 발을 내디딘 반면 세계 각국에는 이미 공공자산 운용에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곳들이 많다. 물론 이들 회사가 하루아침에 이 같은 명성을 얻은 것은 아니다. 나라마다 특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장기간에 걸친 노력과 인내가 수반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싱가포르투자청(GIC). 지난 81년 설립된 GIC는 증가하는 수출과 높은 저축률로 급격히 증가하는 외환보유고 등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보수적으로 유가증권에만 투자하다 점차 부동산과 사모펀드(PEF)ㆍ벤처 등 비유동성 자산에도 투자를 늘려가며 부동산과 벤처(사모펀드 포함) 투자를 위한 독립된 자회사(GIC Real Estate, GIC Special Investment)까지 설립ㆍ운영하고 있다. 20여년이 지난 현재 세계 각지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투자기관으로 성장했으며 공식적인 투자규모는 1,000억달러이지만 실제 운용규모는 1,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에서 독립한 투자기관인 NBIM도 대표적인 공공자산운용회사이다. NBIM이 중점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석유기금(NGPF)은 인구구조 노령화 및 석유수입 하락과 관련해 제기될 재정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수단이다.
90년 법으로 조성된 후 96년 기금이전이 시작됐다. 석유기금운용위원장(재무부 장관)이 투자전략을 결정하나 주요 정책 변경은 국회의 토론과정을 거친다. 운용규모는 약 1,300억달러.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 연금기금인 캘퍼스는 자산규모만도 1,50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연금기관이다. 미국 경제공황 이후 사회 소외계층을 구제하기 위해 생겨났다.
캘퍼스는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 시장뿐 아니라 한국 등 이머징마켓에도 투자해 세계 금융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큰손’이다. 자산 대부분은 캘퍼스가 직접 운용하며 전체 자산 가운데 6%(90억달러) 정도를 민간에 맡겨 운용한다. 투자 대상은 주식ㆍ채권ㆍ부동산ㆍ파생상품ㆍ대체투자 등 다양하다. 캘퍼스는 특히 투자결정 때 기업 지배구조 등 투명성을 중시하기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