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이산상봉 재개하라"

한·미 "전향적 조치 필요" 촉구

리수용 방미 앞두고 반응 주목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 거의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과 관계 개선의 단초로 억류 미국인 석방과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 구체적 조치도 주문해 리수용 외무상의 이달 하순 방미를 앞두고 북측의 반응이 주목 받고 있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수석대표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글린 데이비스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국은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국제사회와 진정으로 협력하고자 한다면 우선 비핵화에 나서야 하고 남북관계 개선에도 전향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황 본부장은 특히 "한미 양국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북한 내 미국인 억류자 석방 등 인도적 문제에 북한이 전향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두 나라의 고위급 외교관이 이산가족 상봉과 억류자 석방 같은 구체적 사안을 거론하고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과 워싱턴의 외교가에서는 이달 하순 북한 외무상으로는 15년 만에 미국을 찾는 리수용의 방미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리 외무상은 9월24~ 30일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중 마지막 날인 30일에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간 회동 직전 북측도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미국 등과 대외관계의 발전 의사를 피력했다. 조선중앙TV는 9일 저녁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가 정권수립 66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가로놓은 난국을 타개하고 북남관계를 개선해 자주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총리는 이어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의 친선협조관계를 확대·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과 미국이 북측에 우선 과제로 제시한 비핵화와 관련된 6자회담 재개를 놓고 "북한 핵 능력의 고도화를 차단하고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의미 있는 대화여야 한다"는 점을 재차 분명히 해 북측이 전향적 조치를 취하며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