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저 알고 보면 통뼈… 2승 더 챙길래요

필드 요정 김자영 데뷔 3년만에 첫 승<br>운동 신경·체력 모두 한의사 아버지 덕분<br>메이저 등서 꼭 우승해 실력 겸비한 선수 될 것


가요계에 아이유가 있다면 골프계에는 김자영(21ㆍ넵스)이 있다. 지난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때부터 예쁜 용모로 주목을 받았던 김자영은 인터넷 팬클럽 회원만 1,000여명이다. 아이유처럼 대부분이 지긋한 '삼촌팬'이다. 명칭도 팬클럽이 아닌 '팬후원회'. 이들은 김자영이 버디를 잡을 때마다 일정액을 모금해 어려운 이웃을 돕기도 한다.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하루 뒤인 21일 김자영을 인터뷰, 변신의 비결을 들어봤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데뷔 해에 기록한 준우승. 2010년 상금 순위 14위에 올랐다가 지난해 19위로 떨어졌던 김자영은 42번째 출전 대회에서 마침내 1승을 신고했다. '우승 없는 KLPGA 홍보모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얼짱' 스타로 어깨를 편 것이다.

김자영은 "어제(20일) 팬들이 축하한다고 뿌린 맥주에 휴대폰이 고장나버렸다"면서도 "다음주나 아니면 시즌이 끝나고라도 꼭 팬들과의 모임을 열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 되면 될 때까지=김자영의 별명은 '자몽'이다. 이름과 발음이 비슷해 붙여진 별명이지만 김자영은 정말 자몽 같다. 까보면 강렬한 자줏빛을 발산하는 자몽처럼 의외의 면을 갖고 있다. 얼굴에서 악착 같은 성격을 예상하기 어려운 김자영이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트 연습만 하루에 4~5시간씩 했다. "직전 대회 마지막 날 다섯 발 안쪽의 퍼트를 9개 중 2개밖에 못 넣어 너무 속상했다"는 그는 "같은 매니지먼트사 소속인 (한국프로골프투어 멤버) 김대섭(31) 오빠를 붙들고 2주간 퍼트에 매달렸다"고 전했다. 김자영은 이데일리ㆍ리바트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3개의 퍼트를 하는 바람에 5오버파 공동 46위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는 퍼트를 27개로 막으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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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영은 수영선수 출신이라는 남다른 이력도 갖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 전국소년체전에 서울 대표로 출전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다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받던 중학교 1학년 때 골프에 발을 담갔고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외모는 요정, 알고 보면 통뼈=생소했던 골프에도 금세 소질을 보였던 김자영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운동 신경과 체력을 아버지 덕으로 돌린다. 김자영의 아버지는 서울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김자영은 "내 몸의 뼈들은 전부 한약으로 다져진 것"이라며 웃었다. 지금은 165㎝의 늘씬한 체격을 가졌지만 어린 시절 또래보다 왜소했던 김자영은 장어ㆍ송아지ㆍ사슴인대 등 안 먹어본 약재가 없다. "몰래 또 어떤 것을 먹이셨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김자영은 "마침 대회장을 찾은 아버지 앞에서 첫 우승을 해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고대했던 1승을 생각보다 빨리 이룬 김자영은 "올해 바꾼 클럽(혼마)이 몸에 잘 맞고 호주 전지훈련에서 고친 스윙이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8월 넵스 마스터피스와 메이저대회 1개 정도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3승이면 상금왕도 노려볼 만하다.

'얼짱' '요정' 같은 수식어도 부담보다는 응원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외모를 칭찬해주시는 게 부끄럽기도 하지만 좋게 봐주시는 거니까 감사할 따름이에요. 앞으로도 우승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겁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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