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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45> 경복궁 수정전


사진은 경복궁 내 경회루 연못 앞에 있는 수정전(修政殿)이라는 이름의 전각이다. 정면 10칸, 측면 4칸으로 궁궐 내에서는 비교적 큰 건물이다. 바로 세종 때인 1420년 설치한 집현전(集賢殿)이 있던 위치다. 집현전의 원래의 역할은 도서의 수집·보관으로 현재의 국립중앙도서관과 비슷했는데 이후 유교사상에 기반한 학문연구 등으로 확대됐다. 개국공신 타이틀을 가진 훈구파에 둘러싸여 있던 세종은 새로운 친위세력으로 집현전 출신을 중용했다. 그리고 여기서 제도연구와 서적편찬 등 유교국가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제반 활동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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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권력의 속성이랄까. 집현전과 그 출신들이 점차 정치세력화하면서 결국 세종의 아들인 세조(수양대군)의 무단정치와 충돌했다. 결국 1456년 '사육신 사건'이 일어나고 이를 계기로 집현전 자체가 폐지된다. 이후 이 건물도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없어졌는데 1867년에 경복궁 중건과 함께 재건되면서 수정전으로 이름 붙여졌다. 수정전은 1894년 갑오경장 때 개혁주도 기관인 군국기무처의 사무실로 사용되기도 했다. 주위에도 많은 건물이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때 헐리고 지금은 이것만 남았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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