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에 저가 매물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경매 낙찰가격은 오히려 낮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수도권 경매 아파트 응찰자 수는 2,688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717명)에 비해 56.55%나 증가했다. 건당 평균 경쟁률도 6.03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4.86명)보다 1.17명 늘어났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지역의 응찰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1~15일) 229명에 불과했던 응찰자 수가 이달 들어 421명으로 83.84%나 급증했다. 서울지역도 711명으로 지난달(443명)보다 60.50% 증가했다. 경매 법정에 응찰자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20대1을 넘는 경합물건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달 들어 2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인 물건 수는 수도권에서만 17건으로 2건을 기록했던 지난달(1~15일)보다 무려 9배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경매 낙찰가율은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달 수도권아파트 낙찰가율은 83.96%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0.8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20대1의 경합을 보였던 물건들도 평균 낙찰가율은 82.66%에 불과했다. 지난 3일 경매 물건으로 나온 인천 남구 학익동 동아풍림 전용 167㎡의 경우 32명이 몰리면서 3억 247만원에 낙찰됐지만 낙찰가율은 감정가(4억원)의 75.62% 수준에 그쳤다.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푸르지오 전용 84㎡도 25명이 응찰했지만 최종낙찰가격은 감정가의 80.21%인 3억8,499만원이었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유찰된 물건들이 늘어나면서 응찰자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아니면 말고 식'으로 입찰가격을 보수적으로 써내는 응찰자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