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新 무기로 '지옥 코스' 넘는다

브리티시오픈 15일 개막<br>최경주, 그립 2개 달린 '크로케 퍼터'로 정상 도전<br>우즈도 느린 그린 공략 위해 11년만에 퍼터 바꿔

'퍼터 교체는 무죄(?)' 지난 4월 마스터스 때 나흘 내내 동반 플레이를 펼쳐 관심을 집중시켰던 최경주(40)와 타이거 우즈(35ㆍ미국)가 제139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에서도 개막 이전부터 화제를 뿌렸다. 이번에는 퍼터 때문이다. 최경주는 크로케(망치 모양의 클럽을 다리 사이로 흔들어 정면으로 볼을 굴리는 게임) 자세로 퍼팅을 해 선수들과 취재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고 우즈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퍼터를 골프백 속에 넣었다. 이들이 바꾼 퍼터로 어떤 성적표를 손에 쥘지도 이번 대회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최경주의 실험정신=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의 연습 그린. 최경주의 희한한 퍼터가 눈길을 확 끌었다. 길이는 '배꼽 퍼터'와 '목 퍼터'의 중간 정도이고 샤프트 중간 부분에 오른손으로 쥐는 그립이 하나 더 있다. 무게는 일반 퍼터의 두 배나 되며 미국골프협회(USGA)의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퍼팅 자세는 더 파격적이다. 퍼터의 손잡이 끝 부분을 왼손으로 잡아 심장 근처에 붙이고 오른손은 샤프트 중간 부분을 언더핸드 형태로 잡는다. 특히 퍼트라인과 평행으로 서는 게 아니라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고 홀을 향해 정면으로 선다. USGA는 '두 발이 퍼트라인의 연장선을 가로지르게 서는 것(2벌타)'을 제재하지만 최경주의 경우 양쪽 발이 연장선을 가로지르는 것이 아닌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 형태이므로 규칙 위반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퍼터를 제작해준 오랜 동반자 주안 엘리존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실수가 반감되고 홀을 정면으로 바라본다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존디어클래식 때 이 퍼터를 사용해 컷오프됐던 최경주는 "처음에는 100% 만족하지 못했지만 이 퍼터의 이론을 믿기 때문에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잡이가 두꺼운 '홍두깨 그립' 퍼터를 사용하기도 했던 최경주는 손목 사용을 최소화할 더 좋은 방법으로 퍼터를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약 21m 거리까지 새로운 퍼터를 사용할 계획인 그는 "이 퍼터가 첫 메이저 우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의 코스 맞춤형 구성=우즈는 지난 1999년 바이런넬슨챔피언십 이후 처음으로 다른 퍼터를 사용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통산 71승을 기록하고 있는 우즈는 63승(메이저 13승)을 거두는 동안 스코티카메론 퍼터를 사용해왔다. 나이키와 거액의 계약을 맺을 때도 퍼터만은 양보하지 않았다. 나이키의 메소드(Method) 모델을 들고 나온 우즈는 "느린 그린에서 애를 먹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혀 퍼터를 완전히 교체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는 "어드레스 때 기존에 쓰던 것과 느낌이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페이스 그루브(홈) 기술 때문에 볼이 더 잘 구른다"고 설명했다. 2000년과 2005년 올드코스에서 모두 기존 퍼터를 사용해 우승했지만 최근 AT&T내셔널대회에서 3m 이내 거리 퍼트를 15차례나 실패하는 등 퍼팅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우즈는 바람의 변수를 예상해 모처럼 2번 아이언도 챙겨왔다고 밝혔는데 퍼터와 함께 '코스맞춤형' 클럽 구성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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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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