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ㆍ증권 범죄 꼼짝 마!`
검찰이 날로 지능화ㆍ고도화 되어가고 있는 주가조작 등 금융비리사범 들을 척결하기 위한 사정의 칼날을 빼 들었다.
서울지검은 14일 금융ㆍ증권 사범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형사9부장을 실장으로 하는 등 모두 7명으로 이뤄진 `금융증권범죄분석실`을 설치하고 공식출범 했다. 이로써 폭증하는 금융ㆍ증권비리에 대처하기 위해 형사9부가 재작년 6월 창설된 이후 자체 분석능력과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증권거래소ㆍ증권업협회의 감리, 금감원의 사전조사 등에 의존해야 했던 맹점을 극복, 검찰 자체 인지조사가 가능하게 됐다.
◇독자적인 인지 수사에 나서기로=검찰이 분석실을 신설한 것은 금융ㆍ증권범죄에 대한 금융감독원 등의 사전 조사과정 없이 독자적으로 사건을 초동단계부터 직접 인지수사를 하기 위함이다. 분석실의 검찰직원과 금감원 파견직원 6명은 분석요원으로 배치돼 기업의 공시 내용과 증권매매를 상시적으로 분석ㆍ점검하게 된다. 이들은 또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한 첩보 활동도 병행하게 된다.
이인규 형사9부장은 “증권불공정거래사범에 대한 검찰수사의뢰가 통상 4~5개월이 걸려 수사기밀이 누출되고 범죄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는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며 “자체적인 증권 매매분석이 필요해 독자적으로 분석실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증권범죄자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검찰은 크게 증권과 금융 분야에 대한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우선 증권분야에 있어 시세조종ㆍ미공개정보이용 혐의 등 이상 징후를 보이는 종목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감시활동을 펴기로 했다. 또한 금융분야로는 공시내용 및 회계자료에 대한 감시를 통해 기업주의 불법행위를 적발함과 동시에 예방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금융증권범죄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ㆍ관리함으로써 예방효과와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또한 유능하고 젊은 수사관들을 집중 배치해 수사력을 높인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증권 시장의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검찰은 앞으로 공인회계사 자격 등을 보유한 검사를 배치, 분식회계 수사까지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분석실을 통해 수사능력을 시스템화해 인사이동으로 인해 수사경험과 노하우를 사장시키지 않고, 수사역량을 그대로 전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 조사1국 조종연 국장은 “검찰 측이 최근 해외 도피 사범 등 주가조작 사범들에 대한 초동수사 공조를 요청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두 기관의 공조 강화로 시장잡서가 바로 잡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분석실을 통해 시장을 감시할 경우 장기적으로 증시의 투명성을 확보해 투자자 보호 증대 효과를 가져와 증권 시장을 보다 건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