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이상과열 조짐

국고채 수익률 사상최저

채권시장이 이상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10월중 콜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고채 가격이 연일 급등, 금리가 사상 최저치 경신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채권시장에서는 3년물 국고채 금리가 3.52%까지 하락하면서 하루짜리 콜금리와의 격차를 0.02%포인트(0.02bp)까지 좁혔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더 큰 폭으로 하락해 장중 한때 각각 3.66%, 4.04%까지 낮아져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금리하락은 전날 1조5,000억원의 10년물 국고채 입찰에서 응찰률은 두 배가 넘고, 낙찰금리는 유통금리보다 낮은 4.14%에서 결정됐다는 점이 재료로 작용했다. 특히 최근엔 장기물 수요처인 연기금ㆍ보험사보다 증권사 상품과 자산운용사의 채권형 펀드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채권시장이 투기적인 수요에 의해 과열되는 양상이 짙어졌다. ◇채권수급 불균형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양상에 대해 왜곡된 채권 수급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주식과 부동산이 불안한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 높아지는데 기업들은 채권을 발행하지 않고, 한 달에 발행되는 국고채 규모는 국민연금 한 곳이 투자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기 때문에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전동화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시장은 증권사ㆍ투신사가 참여하는 3년 이하 중단기 채권시장과 연기금ㆍ보험사가 참여하는 장기채권시장으로 양분됐는데, 최근에는 단기자금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장기투자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인다”며 “은행 예금에서 투신의 채권형 펀드로 옮겨간 자금 등은 장기투자성격이 아닌데도 (콜금리 인하를 노리고)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10월 금리인하에 사실상 배팅=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콜금리 인하가 시장의 공감을 얻고 있고, 경기호전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최근과 같은 일시적인 금리급락 현상은 자연스럽다는 시각이다. 김형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금리가 안 내려가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라며 “폭풍전야처럼 콜금리 인하를 앞두고 채권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가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권한욱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전략팀장 역시 “11월은 국정감사, 12월은 기업들의 결산 등으로 콜금리를 인하한 경우가 없어 10월에 금리 인하가능성이 높다”며 “연말에는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고, 기업들의 자금수요 증가까지 겹치면서 채권형펀드나 MMF로의 자금유입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시장의 예상대로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에 콜금리를 내릴 경우, MMF(초단기펀드)와 채권형 펀드에 몰렸던 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수익률 하락으로 더 이상의 투자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대기성 자금으로 투신권에 남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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