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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일류인 독일 BMW와 전자 부문 일류인 삼성 간의 협력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스마트기기로 범위를 넓히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BMW에 따르면 오는 10월 국내에 출시되는 대형세단 '뉴7 시리즈' 뒷좌석에는 삼성전자의 7인치 태블릿PC 완제품이 장착된다.
뒷좌석 승객은 태블릿PC를 통해 차량 정보를 확인하고 좌석 등받이나 발 받침대 조절, 내부조명 조절, 에어컨 등 공조장치, 창문 개폐 등 대부분의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다. 태블릿PC는 탈착할 수 있어 앱을 다운로드하면 일반 태블릿PC로 사용 가능하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 삼성전자와 BMW가 함께 공개한 '터치커맨드 시스템'으로 양산차에 적용된 것은 이번 뉴7 시리즈가 처음이다.
BMW 뉴7 시리즈의 주 고객 중 대기업 오너나 임원 등 사회 지도층이 많다는 점에서 삼성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BMW 뉴7 시리즈를 소개하는 8분짜리 유튜브 동영상은 태블릿PC 기능을 2분 정도 할애해 주요 기능으로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은 각각 100만~200만건 이상 클릭 수를 기록하고 있다.
BMW와 삼성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SDI가 BMW에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삼성SDI는 BMW의 전기차 'i3'를 비롯해 BMW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차 'i8'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또 내년에 출시될 준중형 세단 BWW '3시리즈' PHEV에도 삼성SDI의 배터리가 사용된다.
BMW와 삼성의 관계는 더욱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 BMW와 삼성SDI는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확대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 3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BMW 연례 기자회견에서 클라우스 드래거 BMW 구매 담당 사장은 "5~10년 내에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삼성의 배터리 공급량이 부족해지지 않는 한 다른 곳의 제품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삼성과는 이미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BMW 뉴7 시리즈를 계기로 두 업체 간 협력범위가 스마트카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실제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BMW와 삼성은 전기차 i3를 삼성전자의 갤럭시기어S로 원격 제어하는 모습을 시현하기도 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스마트카 시대를 맞아 BMW와 삼성이 계속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이어간다면 관련 시장을 이끄는 강력한 한 축이 될 것"이라며 "독자개발을 중시하는 국내 업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