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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볼썽사나운 일들




[동십자각] 볼썽사나운 일들


사회부=문병도기자 do@sed.co.kr


























#서울 강남 최대 규모라는 Y룸살롱. 호텔 지하 1~3층을 사업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룸만 160개에 이른다. 여 종업원만 500명이 넘고 하루 손님 1,000명을 받는다. 소문을 듣고 외국인까지 찾아온다고 한다. 단속 무마조로 경찰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한 혐의로 검찰이 압수 수색하면서 그 어마어마한 규모가 세인의 화제가 됐다.

#'상왕'이 몰락했다. 현직 대통령의 형으로 정권 내내 실세로 군림한 그는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면서도 미동도 하지 않았지만 정권 말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불려나갔다. 세상을 호령하던 '영일대군'의 허울은 76세의 몸뚱이만큼이나 초라하게 무너졌다. '방통대군'과 '왕차관' 등 다른 실세들은 이미 영어의 몸이 됐다.


#사교육에 찌들어 병든 병아리처럼 생기 없던 학생이 시골 학교에 전학 온 뒤 불과 몇 달 만에 개구쟁이가 돼 교실 밖 들판을 뛰논다. 매스컴에 소개된 경기도 양평의 한 공립초등학교. 사교육을 신봉하던 부모들은 이제 '사교육 없는' 학교에 가려고 안달이다. 이번엔 '자녀의 행복'을 명분 삼아 셋방살이와 서울로의 먼 출퇴근을 감내하며 이사를 온다. 주택난에 주변 부동산 업소들은 한바탕 특수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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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모두 세종특별자치시에 모였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가 신행정수도 공약을 내놓은 지 10년 만에 출범한 17번째 광역자치단체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수도 이전은 헌재 판결로 '위헌'이 됐지만 정치인들은 청와대 제2집무실, 국회 분원 등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세종시가 다시 '특별' 대접을 받고 있다. '충청 승리, 대선 필승'의 구도를 잘 아는 정치인들이 사실상의 수도 이전을 또다시 주장하는 것이다.

유명 개그프로그램의 코너 '네가지'가 인기다. 인기 없고, 키 작고, 촌티 나고, 뚱뚱한 4명의 남자는 자신들이 괄시 받는 세태를 풍자한다. 시청자들은 박장대소로 진한 공감을 나타낸다.

TV 밖 현실은 어떤가. 거대 산업으로 성장한 성매매, 권력자들의 끊임없는 욕심과 부정부패, 공교육 성공 모델을 사유화하려는 변형된 사교육, 표 계산에만 열중하는 정치인들…. 하나같이 볼썽사납다. 그런데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일들이 어디 이 네 가지뿐이랴.















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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