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를 기회로] 현대, 자구안 속속 실행… 재무개선·조직개편 탄력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이 세계 최대 해운동맹 'G6'의 서비스 항로인 아시아-유럽 노선을 항해하고 있다. /사진제공 현대그룹

현정은(맨앞줄 오른쪽 두번째)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월 거제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명명식에 대모로 참석해 1만3,1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현대 드림'호라고 이름 지었다.
/사진제공=현대그룹


"이제 더 이상 기존의 영업전략과 운영모델, 관리방식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그룹의 명운을 거는 고강도 혁신을 추진해 주십시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올 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 임직원에게 주문한 내용이다. 현대그룹은 이 같은 현 회장의 주문에 맞춰 강도 높고 선제적인 자구노력을 추진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재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가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수 개월 만에 목표치인 3조3,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1조6,000여억원의 자구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월 매각 대상 자산 중 큰 부분을 차지하던 현대상선의 LNG 운송사업 부문을 1조1,000억원에 매각키로 발표한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로 IMM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됐다. 당초 자구계획상에는 6월에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보다 4개월 가량 단축시킨 일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KB금융지주 주식 113만주를 465억원에 처분했으며 2월에는 부산신항터미널 재무적 투자자(FI)를 교체해 500억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했다. 또한 2월19일에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14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컨테이너 박스 1만8,097대를 563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1,803억원 규모의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청약도 완료했다.

현대상선은 이와 함께 신한금융지주 지분 208만주를 6개월 내 장내 매각해 930억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며 상반기 중으로 부산 용당부지도 매각해 700억원의 자금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조직개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달 초 대대적인 국내 조직개편 및 슬림화를 단행했다. 기존 최고경영자(CEO) 산하에 있던 기획·지원부문, 컨테이너사업부문, 벌크사업부문 등 3개 부문과 본부를 폐지하고 기능중심의 7개 총괄과 2센터를 신설시켜 조직 규모를 줄이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해외조직 개편도 함께 단행했다. 인도 뭄바이에 '글로벌 다큐멘테이션 센터'를 개장하고 미국 각 지역에 퍼져있는 '커스터머 서비스 센터'를 통폐합해 연간 38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현대그룹은 이에 그치지 않고 현대증권 등 금융 3사 매각과 외자 유치 등 남아있는 자구안의 조속한 실행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이 현대증권 등 금융 3사의 매각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특수목적법인(SPC)를 세운다는 계획인 만큼 이들 금융회사의 매각이 마무리되면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는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그룹의 주력 사업분야인 해운 업황 개선 분위기가 역력해 자구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상선을 비롯한 국내외 해운업계는 4월 컨테이너 전 노선에 대해 대폭적인 운임인상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은 지난 4월15일자로 아시아발 미국행 컨테이너 운임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의 상승폭 가이드라인은 40피트 컨테이너당 300달러로 미주지역 동·서안 노선 모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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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글로벌 선사들은 구주지역 전 노선에서 4월부터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당 750달러에서 950달러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운임 인상 폭은 TEU당 APL이 1,000달러, 머스크 1,000달러, 현대상선 950달러, 한진해운은 750달러이다. 아주지역 중동 노선은 4월부터 TEU당 100달러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정부가 해운분야 금융지원에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현대그룹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난 13일 서래해상·썬에이스해운 등 5개 중소 해운업체에 선박 취득 자금으로 5,4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수익성 극대화 집중

현대그룹에 올 한해는 생존 역량과 재도약 기반 확보를 위한 중차대한 시기인 만큼 각 계열사별로 생존 역량 확보를 위해 내실경영에 집중하는 한편 해외시장 공략 및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월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명명식에서 "지금 해운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현대 드림호'를 통해 현대그룹과 현대상선은 재도약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며 재도약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특히 올해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1만3,1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 5척을 투입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대서양과 중남미까지 확장시킨다는 복안이다. 벌크부문은 장기 계약 화물의 지속적인 확보를 통해 영업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컨테이너터미널이 올해 말 개장을 앞두고 있고, 중국 훈춘 국제물류단지가 오는 2019년 개장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어 글로벌 네트워크도 속속 확충될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국내 승강기 마켓 리더로서의 위상 강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한 경쟁력 강화 △글로벌 비즈니스의 지속적인 확충이라는 경영목표를 내걸고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브라질 공장을 통해 아시아·중남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확장된 해외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법인사업 분야의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 판매 및 마케팅 강화, 글로벌 물류사업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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